사상 최대 IPO 앞두고 월가 총동원…상장 첫날 거래 개시도 오후 늦게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실제 상장 과정은 여전히 수작업 중심의 전통적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3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과 우주 운송, 인공지능(AI), 달·화성 개발 구상까지 내세우며 미래 산업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IPO 주식 배정은 1980년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월가식 전화 배분 시스템으로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포함한 23개 투자은행이 수십조원 규모의 주식 배분을 위해 직접 기관투자자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방식으로 IPO를 진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 IPO는 다음달 12일 전후로 예상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최소 1조5000억달러(약 2278조50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이는 지난 2019년 사우디아람코의 294억달러(약 44조6586억원) IPO 기록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 “우주 문명 꿈꾸지만 IPO는 인간 전화 의존”
WSJ는 스페이스X의 상장 구조가 극도로 미래지향적 사업 내용과 달리 매우 아날로그적인 월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은행들은 상장 전 투자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 물량을 확인하고 상장 직전에는 어떤 투자자에게 얼마나 많은 주식을 배정할지 일일이 수작업으로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IPO 배정 과정에서는 장기 보유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와 상장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설 투자자를 구분하는 작업이 핵심으로 꼽힌다.
WSJ는 “자동화된 공식은 없다”며 “수십년 경험을 가진 은행가들의 판단이 여전히 핵심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 상장 첫 거래가 오후 될 수도
IPO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상장 당일 거래 개시 시간도 크게 늦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WSJ는 스페이스X 주식이 상장 당일 오전 9시30분 미국 증시 개장 직후 바로 거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나스닥은 대규모 주문 폭주 가능성에 대비해 모의 개장 테스트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PO 주간사들은 일반적으로 전체 IPO 물량의 약 10% 수준에서 매수·매도 주문 균형이 맞춰질 때까지 거래 개시를 늦추는데 스페이스X처럼 초대형 IPO는 이 과정에 수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WSJ는 2014년 알리바바 IPO 당시 거래 시작이 정오 무렵까지 늦어졌고 지난해 피그마 역시 오후 2시 가까이 돼서야 거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 머스크 ‘1조달러 자산가’ 가능성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IPO 성공 시 머스크의 자산이 급증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WSJ는 머스크가 스페이스X IPO를 통해 세계 최초의 ‘1조달러 자산가’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현재 머스크는 스페이스X 지분 약 41%를 보유하고 있으며 IPO 이후에도 초다수 의결권 구조를 통해 사실상 절대적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스페이스X는 최근 공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와 우주 사업에서 지난해 150억달러(약 22조78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다만 AI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영향으로 지난해 순손실은 약 49억달러(약 7조4431억원)에 달했다.
WSJ는 최근 AI 기업 오픈AI와 앤스로픽까지 IPO 준비에 나서면서 미국 증시가 초대형 AI·우주 기업 상장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첫날 급등보다 안정 거래가 중요”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 IPO 첫날 주가 흐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PO 시장에서는 상장 첫날 주가가 20% 안팎 상승하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여겨지지만, 최근에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단기 매매가 늘어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페이스X는 상장 전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간접 투자한 투자자들도 많아 초기 매도 압력이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는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인물”이라며 IPO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한 월가 부담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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