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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도 봇으로 굴린다” 주식시장 번진 AI 트레이딩… 당국은 ‘고위험’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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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도 봇으로 굴린다” 주식시장 번진 AI 트레이딩… 당국은 ‘고위험’ 경계령

中 이스트머니 가상 투자 대회 열풍… 자연어로 전략 짜고 API 연동해 자동 매매
홍콩 푸투·타이거 ‘AI 비서’ 전면 배치… 타이거AI 사용자 상호작용 1년 새 500% 폭증
홍콩 SFC “AI 투자 권고는 고위험”… 싱가포르 지침 발표 등 아시아 규제 장벽 구체화
투자자들은 대형 언어 모델을 주식 중개인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에 연결하여 AI를 활용할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투자자들은 대형 언어 모델을 주식 중개인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에 연결하여 AI를 활용할 수 있다. 사진=로이터
개인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직접 거래 알고리즘을 짜고 매매를 자동화하는 ‘AI 트레이딩’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과거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계량(퀀트) 투자와 자동 매매 장벽이 거대언어모델(LLM)의 등장으로 허물어지면서 주식시장의 판도가 뒤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위험성과 규제 공백을 우려한 글로벌 금융 당국의 감시망도 일제히 좁혀지는 모양새다.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아시아 금융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소매 증권사들은 개인 고객을 붙잡기 위한 차세대 무기로 AI 기능을 경쟁적으로 플랫폼에 도입하고 있다.

“말만 하면 퀀트 전략 뚝딱”… 2억 개미 품으로 파고든 AI 에이전트


최근 중국 최대의 개인 투자자 중심 증권사인 이스트 머니(East Money)는 가상 주식 거래 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오픈소스 AI 에이전트인 ‘오픈클로(OpenClaw)’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AI 봇으로 모의 매매를 진행하며 기술을 검증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시뮬레이션을 넘어 실제 투자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LLM을 증권사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에 직접 연결한 뒤, 복잡한 코딩 없이 일상적인 ‘자연어’로 자신이 원하는 매매 전략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푸투 홀딩스(Futu Holdings)는 딥시크(DeepSeek)의 LLM을 기반으로 개발한 AI 어시스턴트 ‘스킬즈(Skills)’를 지난 3월 출시했다. 사용자들은 오픈클로,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커서(Cursor) 등에 이 비서를 심어 연동할 수 있다.

타이거 브로커스(Tiger Brokers)는 자체 개발한 ‘타이거AI(TigerAI)’의 글로벌 누적 상호작용 건수가 3월 말 기준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500% 폭증한 수치로, 전체 사용자 증가율(148%)을 크게 웃돌며 폭발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규제 및 대형 사고 위험을 의식해 최종 매매 주문 실행 시에는 반드시 사용자가 직접 거래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금융 당국 일제히 ‘경고등’… 홍콩 SFC “AI 조언은 고위험 사례”


AI가 데이터 분석과 투자 조언(리서치)의 경계를 무섭게 허물자 아시아 각국의 금융 당국은 규제 칼날을 빼 들었다. 제도권 시장에서 투자 자문은 고도의 면허와 책임을 요구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최근 공문을 통해 AI를 활용해 투자 권고 및 리서치를 제공하는 행위를 공식적인 ‘고위험 사례(High-Risk Practice)’로 지정하고, 면허를 보유한 금융사들에 즉각적인 위험 완화 조치를 요구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 역시 ‘AI 위험 관리 지침’ 협의 문서를 발표하며 금융사들이 AI 도입 전 위험도를 자체 평가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배포하도록 규정했으며 관련 관리 툴킷을 배포했다.

규제가 가장 엄격한 중국 본토에서는 이미 증권사 직원들의 업무용 AI 도구 사용을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실행 리스크를 이유로 전면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상하이의 한 증권사는 AI 기반 투자 권고 알고리즘의 한계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200만 위안(한화 약 3억 8,000만 원)의 벌금 폭탄을 맞기도 했다.

현실은 냉혹… AI 모델 8개 거래 대회서 67%가 ‘눈물’


글로벌 전자거래 플랫폼인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BKR)의 데이비드 프리들랜드 아시아-태평양 전무이사는 “AI 덕분에 갑자기 시장의 모든 개미가 세계 최고의 옵션 트레이더처럼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다”며 “돈을 잃지 않으려면 거래의 이면에 숨겨진 리스크를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교육과 경험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뼈 있는 조언을 던졌다.

실제로 최근 금융 AI 연구소 ‘Nof1’이 진행한 모의 거래 대회 결과는 AI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시장을 대표하는 최고 성능의 AI 모델 8개를 대상으로 10,000달러의 자금과 레버리지 자율권을 주고 2주간 미국 기술주를 매매하게 한 결과, 총 32번의 시도 중 단 6번(획득률 18.7%)만이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당시 우승을 차지한 모델(Grok 4.20)의 최종 수익금 역시 고작 34.59달러에 불과했다.

다니엘 체 푸투 전무이사는 “단순히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AI가 특정 자산에 편향되지 않은 객관적인 권고를 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은 업계 전체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향후 정량적인 거래 속도 싸움보다는, 쏟아지는 방대한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고 안전한 ‘투자 인사이트’로 가공해 내느냐가 미래 증권사들의 생존을 가를 진정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