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털 실현·평가이익 700억 달러… SK하이닉스 지분 가치 14조 원 육박
GPU 서버당 SSD 탑재량 급증… EV/EBITDA 12배로 도요타·소프트뱅크 추월
GPU 서버당 SSD 탑재량 급증… EV/EBITDA 12배로 도요타·소프트뱅크 추월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과거 부도 위기에 몰렸던 일본 반도체 기업의 가치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탈바꿈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일본 키옥시아(구 도시바 메모리) 투자를 통해 총 700억 달러(약 106조 원)에 달하는 실현 및 미실현 평가이익을 거두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공급 공백이 8년 전 단행된 자본 투입과 맞물리며 사모펀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자본 회수(엑시트) 사례를 기록했다.
EV/EBITDA 12배 프리미엄… 도요타 제친 51조 엔의 근거
키옥시아의 주가는 도쿄 증시 상장 이후 올해 들어서만 700% 이상 급등했다. 현재 키옥시아의 시가총액은 51조 엔(약 482조 원)을 돌파하며 도요타자동차와 소프트뱅크를 제치고 일본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등극했다.
HBM 쏠림이 만든 공백… '추론용 QLC eSSD'의 역습
이 같은 초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인공지능 서버 구조의 분해가 자리 잡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을 위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확보에 사활을 거는 사이, 인공지능 모델의 '추론' 단계에 필수적인 고용량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 엔터프라이즈 SSD(eSSD) 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폭발했다.
인공지능 GPU 서버 1대당 요구되는 eSSD 탑재 용량이 일반 서버 대비 3~4배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고용량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수직 상승했다. 경쟁사들이 HBM 공정 전환에 설비투자를 집중하느라 낸드 공급을 극도로 절제한 시점에, 낸드 단일 공정에 집중해 온 키옥시아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대용량 저장장치(SSD) 시장을 싹쓸이했다.
SK하이닉스 투자금 4조, 지분 가치 14조 원으로 '지분법 대박'
베인캐피털은 이번 거래로 이미 150억 달러(약 22조 7400억 원)의 투자 수익을 실현했다.
엔화 유출 경계하는 일본 정계… 자국 펀드 육성 기류 부각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일본 핵심 정보기술(IT) 자산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자, 일본 정계의 시선은 복잡해졌다. 사나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핵심 반도체 기술 자산의 국외 유출과 외자 독점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의식하고 있다.
다만 직접적인 자본 회수 제한 같은 극단적인 조치보다는 경제안전보장법을 근거로 사전 심사를 강화하고 외무성과 재무성을 통해 구조적 개입을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일본산업혁신기구(JIC) 등을 주축으로 한 자국 사모펀드 산업 육성 정책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스마트한 일학개미를 위한 3대 핵심 리서치 지표
인공지능 낸드 사이클의 향방을 판단하기 위해 투자자가 추적해야 할 실전 지표는 다음과 같다. 전문가들은 아래 세 지표가 동시에 꺾일 경우를 완연한 낸드 사이클의 피크아웃 신호로 진단한다.
첫째, 북미 데이터 센터의 eSSD 재고 주수다. 통상적인 정상 재고 수준은 6~8주이며, 이 지표가 10주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고용량 낸드플래시 단가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빅테크 SSD 재고가 많아지면 가격은 하락한다.
둘째, 중국 YMTC의 232단 이상 QLC 제품 수율 향상 속도다. 키옥시아의 시장 점유율(19.0%에서 14.0%로 감소)을 위협하는 저가 공세의 핵심 변수다. 중국이 고성능 칩을 싸고 빠르게 대량 생산하면 독점 깨진다.
셋째, 도쿄증권거래소의 주가지수(TOPIX) 외국인 순매수 추이다. 엔화 환율 변동과 일본 정부의 감시 분위기 속에서 외국인 자금이 차익 실현을 위해 이탈하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다. 큰손인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나가면 주가가 급락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