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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넘어 제조업으로… 美 CAPEX ‘2차 파동’에 산업재 랠리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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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넘어 제조업으로… 美 CAPEX ‘2차 파동’에 산업재 랠리 불붙나

리쇼어링발 핵심 자본재 주문 급증… 2~3분기 시차 두고 하반기 실적 전이
플래트닝發 EPS 둔화 예고… ‘공격 5: 방어 5’ 바벨 전략으로 변동성 방어
미국의 제조업 설비투자(CAPEX) 확산으로 산업재 랠리가 점화했으나, 금리 지표가 가리키는 기업 이익 둔화는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제조업 설비투자(CAPEX) 확산으로 산업재 랠리가 점화했으나, 금리 지표가 가리키는 기업 이익 둔화는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의 제조업 설비투자(CAPEX) 확산으로 산업재 랠리가 점화했으나, 금리 지표가 가리키는 기업 이익 둔화는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에 단기적인 실적 가시성 구간에 진입한 전통 제조업 업종을 공략하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리스크와 중기 이익 정점(피크아웃)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투자자는 단기 성장 추구와 중기 하방 방어를 동시에 쥐는 '55 바벨 전략'으로 자산 배분을 정교하게 조율해야 한다.

현재, 2차 투자 사이클의 개막… 리쇼어링이 당긴 불씨

미국 설비투자 수요가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영역을 넘어 뿌리 깊은 전통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투자의 연장이 아닌 설비투자 확산 사이클 중 2차 파동의 본격적인 개막을 의미한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AI 및 데이터센터' 등 빅테크 중심의 1단계 투자에서, 이제는 실물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력, 인프라, 구경제 기계 중심의 2단계 파동으로 주도권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향후 이 사이클은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노동절감형 자동화 및 로보틱스 단계로 후행 확장될 공산이 크다.

소외됐던 구경제 제조업 설비투자 영역의 반등은 구체적인 정량 데이터로 증명된다. 미국 금융시장에서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핵심 자본재 주문)은 지난 5월 기준 전월 대비 1.6%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4% 급증해 20223월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경기 확장기 평균을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중요한 것은 이 주문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속도다. 현재의 핵심 자본재 주문 증가는 통상 2~3개 분기의 시차를 두고 산업재 기업의 매출과 이익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2026년 하반기까지는 실적 모멘텀이 탄탄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부 업종별 레버리지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삼아 실적 가시성이 높은 기계 및 공작기계 부문은 안정적인 우상향이 기대되는 반면, 가격 민감도가 높고 11~16%의 주문 증가율을 보인 기초·조립 금속 등 원자재 부문은 단기 변동성을 활용한 트레이딩이 유효하다.
이러한 미국발 공장 증설 흐름은 국내 증시의 수출 실적 호전으로 직결된다.

국내 투자자들은 매크로 수혜가 집중되는 세 가지 핵심 서브섹터(Sub-sector)에 주목해야 한다.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초고압 변압기와 초고압(HV) 케이블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업종이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와 신규 공장 증설이 맞물리며 가장 강한 전방 모멘텀을 누리고 있다.

이어 글로벌 리쇼어링 공장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공작기계 및 자동화 장비 중심의 기계 부문과,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 재편에 따른 LNG 및 해양플랜트 기자재를 공급하는 조선 부문 역시 실질적인 수주 가시성이 확보된 핵심 수혜주로 꼽힌다.

6~12개월 후, '장단기 금리차 축소… 1년 뒤 S&P 500 이익 둔화 예고'


설비투자 확산이라는 단기 호재의 뒷면에는 1년 뒤 기업 실적이 정점에 도달해 꺾일 수 있다는 계량적 경고음이 흐른다. 자산운용가 짐 폴센은 투자서신에서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장단기 금리차) 추이를 바탕으로 기업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곧 둔화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 움직임은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S&P 500 기업의 EPS 성장 방향을 선행한다. 금리차 수익률 곡선은 지난해 4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연말부터 다시 평탄화(플래트닝)되는 흐름을 고착화했다.

과거 2006년과 2018년 사례에서도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된 이후 약 3~4분기 뒤 S&P 500 EPS 성장률이 평균 10%포인트 이상 둔화된 바 있다. 이 정량적 인과관계를 대입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상장사들의 이익 모멘텀 둔화는 피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정책 변수, 케빈 워시의 전략팀 가동과 자산별 영향 경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속도가 시장 예측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점은 중기 리스크를 키우는 핵심 변수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보고서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도입한 5개 분야 전략팀(태스크포스)이 통화정책 조정을 늦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통, 재무제표,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등을 재검토하는 이 자문 그룹들의 결론은 올해 말에나 도출된다.

이러한 정책 지연은 자산별로 차별화된 경로를 만들어낸다. 금리 인하 지연으로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미래 현금흐름을 당겨오는 기술·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은 압박을 받는다.

반면, 당장 실물 수주와 실질적인 이익 전이가 확인되는 산업재 업종에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며 상대적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

UBS의 조언대로 당분간 높은 수준에 머무를 채권 수익률을 활용해 만기 1~3년 구간의 우량 단기 국채를 확보하고, 장기적 정책 금리 하향 흐름의 수혜 자산인 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하방 시나리오의 조건부 트리거


일부 약세론자의 자산 가격 조정 경고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는 눈여겨보아야 한다.

분석가 앨런 뉴먼은 투자자들의 포모(FOMO) 심리가 후퇴할 경우 S&P 500 지수가 현재보다 16% 밀린 6300, 나아가 최악의 경우 5000선까지 급조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고점 대비 50% 안팎 폭락한 6만 달러선에서 장기 횡보하는 것도 위험자산 자금 이탈의 한 징후로 꼽혔다.

이러한 극단적 비관론이 단순한 공포를 넘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구체적인 조건부 트리거(Trigger)의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로 인한 달러화의 추가 강세와 실질금리의 가파른 상승세 지속 여부다. 둘째는 제조업 수주 둔화로 인해 설비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피크아웃 현상의 도래다.

마지막으로 미국 고용 시장의 체력 악화가 유발하는 소비 둔화와 이로 인한 제조업 재고의 급격한 누적 세 가지 지표가 동시에 악화될 경우, 산업재 중심의 2차 파동 역시 급제동이 걸릴 수 있으므로 해당 매크로 지표를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자산 배분 전략, 공격 50% vs 방어 50%의 바벨


대다수 대형 투자은행(IB)의 컨센서스는 설비투자가 지탱하는 경기 연착륙에 무게를 둔다. 현시점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응은 성장 추구와 하방 방어를 정확히 절반씩 배분하는 '55 바벨 전략'의 실행이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구성하는 공격 자산은 실적 전이 가시성이 증명된 미국 및 국내 산업재 업종에 집중 배치한다.

앞서 언급한 전력 인프라, 공작기계, 조선 기자재와 함께 최근 가격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는 금속 및 원자재 자산을 편입해 단기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동시에 나머지 절반의 방어 자산은 1년 뒤 찾아올 EPS 둔화 압력과 케빈 워시 연준 체제 하의 금리 인하 지연 리스크를 방어하는 완충 지대로 삼는다.

이를 위해 높은 캐리 수익을 제공하는 만기 1~3년의 우량 단기 국채와, 매크로 불확실성 헤지 성격이 짙은 대안 자산인 금()을 혼합하여 포트폴리오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것이 포트폴리오 완성의 핵심이다.

시장 확신 주기가 짧아지는 시기일수록, 명확한 정량 지표와 시차를 이해하는 자만이 안정적인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