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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없고 단가 뛰고”… 샤오미·오포·비보, 스마트폰 출하 ‘최대 30%’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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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없고 단가 뛰고”… 샤오미·오포·비보, 스마트폰 출하 ‘최대 30%’ 감축

인공지능(AI) 인프라가 부품 블랙홀 되며 모바일 공급망 고사
샤오미, 올해 전망치 9,500만 대로 덤핑 조정… 작년 1억 7,000만 대 대비 반토막 폭락
엔비디아 서버가 모바일용 저전력 D램까지 집어삼켜… 퀄컴 등 칩 제조사도 인상 통보
베이징의 샤오미 매장에 진열된 스마트폰. 여러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올해 출하 목표를 낮추고 있다. 사진=샤오미이미지 확대보기
베이징의 샤오미 매장에 진열된 스마트폰. 여러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올해 출하 목표를 낮추고 있다. 사진=샤오미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 붐이 전 세계 첨단 반도체와 핵심 부품 자산을 가쁘게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부상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던 중국 테크 공룡들이 전례 없는 부품 부족과 제조 원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비용 효율성을 무기 삼아 세계 시장을 공습하던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핵심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공급망 마비 장벽을 견디지 못하고 올해 생산 및 출하 목표량을 최대 30%까지 기습 감축하며 비상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를 비롯해 오포(Oppo), 비보(Vivo), 오너(Honor) 등 중국을 대표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부품 수급난과 단가 인상 압박 탓에 올해 출하량 목표치를 일제히 대폭 하향 조정하고 이를 주요 부품 공급업체들에 긴급 통보했다.

샤오미, 출하 목표 9,500만 대로 벼랑 끝 조정… “한 대 팔 때마다 손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은 세계 3대 스마트폰 브랜드인 샤오미다. 지난해 2025년 1억 7,000만 대의 출하 실적을 기록했던 샤오미는 올해 초 이미 가계 소비 침체를 반영해 목표치를 1억 3,500만 대 수준으로 대폭 낮춰 잡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메모리 칩을 비롯한 핵심 인프라 부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구치자, 결국 기존 전망치에서 30%를 추가로 도려낸 ‘9,500만 대’로 최종 목표를 재수정했다. 1년 만에 출하 외형이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샤오미 측은 공급망 파트너들에게 상황이 악화할 경우 추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경쟁사인 오포와 비보 역시 올해 연간 출하 전망치를 9,000만 대 미만으로 일제히 끌어내렸으며, 지난해 7,100만 대의 출하 기록을 세우며 기세를 올렸던 화웨이의 옛 자회사 오너 역시 올해는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을 공급업체에 전달했다.

한 부품 공급망 임원은 “현재 중국 스마트폰 고객사들의 평균 출하량 감소율 기준선이 15%로 후퇴했으며, 심한 곳은 연초 계획 대비 30% 이상 물량을 깎아내고 있다”며 “특히 중저가 가성비 제품 비중이 높은 중국 브랜드의 경우, 부품 단가 상승분을 가격에 민감한 서민층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할 수 없어 차라리 공장 가동을 멈추고 생산 목표를 줄이는 고육지책을 택하고 있다”고 공급망의 마비 부침을 증언했다.

엔비디아 서버가 모바일 칩까지 식소… 미디어텍·퀄컴도 데이터센터로 환승


중국 스마트폰 진영을 고사 위기로 몰아넣은 근본적인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인공지능(AI) 투자 광풍’에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공룡인 미국의 엔비디아(Nvidia) 같은 거대 인프라 기업들과 한정된 반도체 캐파(생산능력)를 두고 처절한 쟁탈전을 벌이게 된 탓이다.
과거 모바일 기기에만 전량 탑재되던 저전력 D램(LPDDR) 칩이 최신 AI 서버의 필수 자산으로 규격화되면서 수급에 초대형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Vera) CPU' 트레이 한 세트를 가동하는 데만 엄청난 수량의 LPDDR 칩이 소모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물량을 뒤로 미루고 마진이 훨씬 높은 AI 서버용 생산 라인 배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 최고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기업인 대만 미디어텍(MediaTek)과 미국 퀄컴(Qualcomm) 역시 수익성이 압도적인 데이터센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디어텍은 최첨단 파운드리(위탁생산) 및 후공정 패키징 비용 급등을 이유로 샤오미 등 중국 고객사들을 향해 단가 인상을 통보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재 반도체 메모리뿐만 아니라 인쇄회로기판(PCB), 유리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인프라 전반이 공급 제한과 가격 상승 족쇄에 묶여 있는 실정이다.

스마트폰 시장 역대 최대 폭락 예고… 시스템 다각화한 삼성전자는 반사이익 기회


시장조사기관들의 경고등도 매섭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부품 공급 위기 여파로 인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역대 최대 하락률인 14%가량 폭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거시경제 모델링을 제시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IDC 역시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샤오미·오포·비보 진영의 출하량이 최대 21%까지 무더기 침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PC 시장에서도 메모리 단가 상승 탓에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의 출하 단가를 기습 인상하는 등 IT 하드웨어 전반에 고물가 폭탄이 떨어진 상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 안드로이드 진역의 침체 시나리오가 또 다른 모바일 강자인 한국의 삼성전자에는 시장 지배권을 공고히 할 결정적 반사이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IDC 분석가들은 “삼성전자는 자체 반도체 공급망(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성과 방어벽을 갖추고 있어 부품 쇼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가성비 소모전에 노출된 중국 기업들이 자멸하는 사이, 삼성은 AI 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 고급 스마트폰 제품군에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점유율을 독점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통상 전쟁의 포화와 첨단 기술 공급망의 하류 독점 구도 속에서, 제조 단가 급등과 부품 고갈이라는 사상 초유의 대재앙을 맞이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생존 전술과 자본 흐름의 재편에 전 세계 월스트리트 자본가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