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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조 美 핵항모의 굴욕, 1200억짜리 中 '조용한 암살자'에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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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조 美 핵항모의 굴욕, 1200억짜리 中 '조용한 암살자'에 뚫린다

20년 전 '스웨덴 악몽' 방치한 미 해군…"AIP 스텔스 탐지망 공백 심각"
中 '항모 저격' 위안급 등 80척 체제 가속, 태평양 미·중 해권 구도 흔들
거대한 덩치 뒤에 치명적 아킬레스건을 숨긴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미 해군의 수퍼캐리어 USS 제럴드 R. 포드함이 태평양 해상을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포드급 핵항모를 추가 건조 중이지만, 2005년 가상 워게임에서 스웨덴 AIP 잠수함에 방어망이 무참히 뚫린 이후 대잠전(ASW) 공백을 여전히 메우지 못했다. 그사이 중국이 '항모 저격용' 위안급 AIP 디젤 잠수함대를 대량 실전 배치하면서 미 군사력의 핵심 보루인 항모 전단의 생존성이 현대전의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미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거대한 덩치 뒤에 치명적 아킬레스건을 숨긴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미 해군의 수퍼캐리어 USS 제럴드 R. 포드함이 태평양 해상을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포드급 핵항모를 추가 건조 중이지만, 2005년 가상 워게임에서 스웨덴 AIP 잠수함에 방어망이 무참히 뚫린 이후 대잠전(ASW) 공백을 여전히 메우지 못했다. 그사이 중국이 '항모 저격용' 위안급 AIP 디젤 잠수함대를 대량 실전 배치하면서 미 군사력의 핵심 보루인 항모 전단의 생존성이 현대전의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미 해군

미 해군의 상징이자 움직이는 군사기지인 130억 달러(약 19조 5000억 원) 규모의 최신형 제럴드 R. 포드급 핵추진 항공모함이 단돈 8000만 달러(약 1200억 원)에 불과한 중국의 저가 디젤 잠수함에 무력화될 수 있다는 군사 전문가들의 엄중한 경고가 나왔다. 미 해군은 이미 20년 전 가상 워게임에서 이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그사이 중국은 이 허점을 파고들어 '항모 킬러' 잠수함대를 대량 양산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 매체 19포티파이브(19fortyfive)에 따르면, 미국 해군정보국(ONI)과 의회조사국(CRS)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PLAN)의 잠수함 전력이 2025년 65척을 넘어선 데 이어 오는 2035년에는 80척 체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심각한 점은 중국이 보유한 약 46척의 재래식 디젤-전기 추진 공격 잠수함 중 절반 이상이 미 핵항모 방어망을 스텔스처럼 뚫을 수 있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Air-Independent Propulsion)'를 탑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美 항모 전단 전멸시켰던 '스웨덴의 악몽'…우려가 현실로


이 같은 예고된 재앙의 서막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 해군은 잠수함 탐지 훈련을 위해 스웨덴 해군으로부터 1600t급 소형 디젤 잠수함인 '고틀란드(Gotland)호'를 2년간 임차해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워게임을 진행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고틀란드호는 구축함, 헬기, 원자력 추진 공격 잠수함 등이 겹겹이 에워싼 62억 달러(약 9조 3000억 원) 규모의 미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USS Ronald Reagan)'호의 다층 방어망을 비웃듯 유유히 뚫고 들어가 가상 어뢰를 명중시켰다. 이 소형 잠수함은 미 전단의 탐지망에 단 한 번도 걸리지 않은 채 항모를 반복해서 '격침'시켰고, 당황한 미 해군은 약점을 연구하기 위해 임차 기간을 1년 더 연장해야만 했다.

'조용한 암살자' AIP 기술 복제한 中 위안급, 美 턱밑 겨누다


당시 고틀란드호가 미 해군을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 최초로 도입했던 '스털링 엔진 기반 AIP 시스템' 덕분이었다. 기존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수시로 수면 위로 올라와 공기를 흡입해야 하므로 소음이 발생해 발각되기 쉽다. 반면 AIP 잠수함은 액체 산소를 사용해 수중에서 수 주 동안 조용히 잠항할 수 있다. 소음이 거의 없는 상태로 항모의 예상 이동 경로에 길목을 지키고 앉아 있으면, 미 해군의 최첨단 소나(음파탐지기)로도 포착이 불가능하다.

중국은 바로 이 기술을 무섭게 복제하고 발전시켰다. 중국의 주력 AIP 잠수함인 '위안(Yuan)급(Type 039A 및 파생형)'은 이미 20여 척이 실전 배치되었으며 지금도 계속 건조 중이다. 위안급은 음향 흡수 타일과 소음 차단 설비를 갖춰 추적이 극도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거리가 긴 'YJ-18' 대함 순항미사일까지 탑재해 어뢰 사정거리 밖에서도 미 항모 전단을 타격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이 촘촘히 구축 중인 해저 센서 및 감시망이 미 항모의 위치를 유도해주면 그 치명성은 배가 된다.

마이클 브룩스(Michael Brookes) 미 해군정보국장(해군 소장)은 지난 3월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청문회에서 "중국의 수중 전력이 2040년경이면 미국의 지역 해양 지배력에 실질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공식 경고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역시 중국 잠수함대를 미 해군의 오랜 우위를 무섭게 갉아먹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은 뒤늦게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며 수중 드론 개발과 항모 생존성 업그레이드에 나섰지만, '19조 5000억 원짜리 거대 항모가 1200억 원도 안 되는 저가 잠수함 덫에 걸린다'는 비대칭적 경제학은 중국의 물량 공세 앞에 갈수록 미국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