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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캐스트 산하 스카이, 英 ITV 방송부문 인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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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캐스트 산하 스카이, 英 ITV 방송부문 인수 합의

영국 최대 무료 상업방송과 유료방송 결합…TV 광고시장 70% 넘어 규제 심사 예고


스카이가 ITV 방송·스트리밍 사업 인수에 합의하면서 영국 방송시장이 글로벌 스트리밍 경쟁에 맞선 대형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스카이가 ITV 방송·스트리밍 사업 인수에 합의하면서 영국 방송시장이 글로벌 스트리밍 경쟁에 맞선 대형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사진=챗GPT


미국 컴캐스트 산하 유료방송사 스카이가 영국 방송사 ITV의 방송채널과 스트리밍 사업을 최대 16억파운드(약 3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에 맞설 영국 미디어 대형 사업자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스카이는 6일(현지시각) ITV의 방송채널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인수 대상에는 ITV의 무료 지상파 상업방송 채널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포함된다.

데이나 스트롱 스카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를 영국 방송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 가운데 하나이자 “결정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거래가 성사되려면 규제당국과 의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영국 방송시장 대형 재편

스카이와 ITV의 결합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으로 여겨졌다. ITV는 영국 최대 무료 지상파 상업방송이고, 스카이는 루퍼트 머독이 1989년 세운 영국 대표 유료방송사다.

그러나 유튜브와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의 급성장으로 전통 방송사들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시청자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을 떠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과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고, 광고시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번 거래는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영국 방송사들이 규모를 키워 생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스카이는 ITV의 대중적 방송 채널과 스트리밍 기반을 확보하고, ITV는 제작사업 중심 회사로 재편된다.

◇TV 광고시장 70% 이상 점유

규제 심사는 이번 거래의 핵심 관문이 될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ITV의 공익 방송 채널과 스카이의 유료방송 사업이 결합하면 영국 TV 광고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 제한과 미디어 다양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ITV는 70여년 전 지역별 방송권을 기반으로 출범한 회사여서 영국 정치권과 지역사회에도 연결성이 깊다.

리사 낸디 영국 문화장관도 최근 미국 파라마운트와 워너 관련 거래에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어, 이번 거래 역시 정치적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스트롱 CEO는 이번 거래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뛰어난 영국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TV가 영국 생활의 중심에 있는 공익 방송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ITV는 제작 전문회사로 재편

거래가 마무리되면 ITV는 방송·스트리밍 사업을 넘기고 제작 전문회사로 남는다. ITV는 앞으로 스카이와 결합한 새 방송사업자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동시에 해외 방송사와 스트리밍 플랫폼에도 콘텐츠를 판매하게 된다.

ITV 스튜디오는 ‘러브 아일랜드’와 ‘코로네이션 스트리트’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 디즈니에 공급한 인기 드라마 ‘라이벌스’도 ITV가 만든 작품이다.

양사는 결합 ITV·스카이 회사가 2028년부터 2032년까지 최소 21억파운드(약 4조3000억원)를 콘텐츠에 지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ITV 스튜디오의 제작 기반을 유지하고 인기 프로그램 공급을 이어가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현금 12억파운드에 성과급 구조

ITV는 이번 거래로 우선 현금 12억파운드(약 2조5000억원)를 받는다. 여기에 2027 회계연도 광고 실적에 따라 최대 2억파운드(약 4100억원)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또 스카이가 보유한 제작사 러브 프로덕션스도 남게 되는 ITV 스튜디오 사업에 편입된다. 러브 프로덕션스는 영국 인기 프로그램 ‘그레이트 브리티시 베이크 오프’를 만든 제작사다.

ITV 주가는 거래 소식 이후 6일 초반 거래에서 1% 오른 83펜스를 기록했다.

◇글로벌 스트리밍 공룡에 맞설 영국 챔피언

이번 인수는 영국 방송시장에서 이른바 ‘내셔널 챔피언’을 만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은 막대한 제작비와 전 세계 가입자 기반을 앞세워 각국 전통 방송사의 광고와 시청 시간을 잠식해 왔다.

스카이와 ITV가 결합하면 영국 내 방송 채널, 스트리밍, 광고 영업, 콘텐츠 공급망을 한데 묶은 대형 사업자가 탄생한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그만큼 시장 지배력 논란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합 회사가 영국 TV 광고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경우 광고주와 경쟁 방송사, 제작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는 영국 미디어 산업이 글로벌 스트리밍 경쟁 속에서 기존 방송 질서를 다시 짜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