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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상하이 공장, 합병 구상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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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상하이 공장, 합병 구상의 딜레마

6월 생산 38% 급증했지만 중국 판매는 1년째 감소
스페이스X와 합치려면 핵심 수출기지 포기할 수도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3.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3. 사진=로이터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이 중국 내 판매 부진에도 생산과 수출을 크게 늘리며 회사의 핵심적인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을 추진할 경우 중국 사업이 미국의 국가안보 심사를 촉발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IT 전문매체 아스테크니카는 테슬라가 수익성이 높은 상하이 소재 기가팩토리3과 스페이스X 합병 구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6월 기가팩토리3에서 전기차 9만3579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6월보다 38% 증가한 것으로 상하이 공장의 역대 6월 생산량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하지만 생산 증가가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 확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1년 넘게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력 세단인 모델3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약해지고 있다.

샤오미,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첨단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신차를 쏟아내면서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결과다.

상하이 공장은 중국 내수시장 부진을 수출 확대를 통해 만회하고 있다. 지난 6월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약 40%가 해외 시장으로 보내졌다.

2분기 전체로 보면 수출 물량이 중국 내 판매량을 넘어섰다. 유럽, 캐나다,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된 차량은 12만8394대로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된 12만6157대보다 많았다.

기가팩토리3이 중국 시장을 위한 현지 생산기지에서 테슬라의 글로벌 수출기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가격 경쟁력 떠받치는 상하이 공장

기가팩토리3 공장은 테슬라가 보유한 생산시설 가운데 비용 경쟁력이 가장 높은 자산으로 꼽힌다.

중국의 인건비는 미국과 독일보다 낮고 현지 공급업체에서 조달하는 부품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수출 관련 세금 환급도 상하이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테슬라는 상하이에서 생산한 차량을 유럽, 캐나다, 아시아 각국으로 수출함으로써 독일 베를린이나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는 테슬라의 자동차 부문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다.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전기차 수요 둔화로 판매가격을 인하하면서 차량 한 대를 판매해 얻는 이익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기가팩토리3을 분리하거나 매각하면 테슬라는 중국 매출뿐 아니라 저비용 수출기지까지 잃게 된다. 미국과 유럽 공장에서 생산을 늘려 상하이 물량을 대체하려면 제조비용이 상승해 수익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중국 사업이 테슬라의 지정학적 위험을 키우는 동시에 자동차 사업의 가격 경쟁력을 지탱하는 핵심 자산이라는 모순이 발생하는 이유다.

◇미국 판매망에서는 중국 의존 축소

테슬라는 이미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과 중국 공급망 사이의 연결을 줄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과 연계된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를 금지하는 규정이 2027년형 차량부터 적용됐다. 중국과 연계된 차량용 하드웨어에 대한 규제는 2030년형 차량부터 시행된다.

테슬라는 현재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수입하지 않고 있다. 북미 지역 공급업체에도 테슬라에 납품하는 부품이 중국산 부품이나 소재에 의존하지 않도록 요구해왔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테슬라의 최대 시장이다. 미국의 규제 강화에 따라 북미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생산과 공급망을 중국 사업에서 분리하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다.

그러나 무역규제만으로 테슬라가 중국 사업 전체를 떼어낼 가능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미국 판매용 차량에서 중국산 부품을 배제하더라도 상하이 공장을 이용해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차량을 수출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사업 분리 가능성을 키우는 더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구상이 거론된다.

◇중국 사업 분리설 부인한 테슬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테슬라의 일부 임원들이 중국 사업과 비중국 사업을 분리하는 작업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법인과 미국 본사의 정보기술 시스템, 부품 조달망, 조직 운영을 명확하게 나누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중국 사업 분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실제 분리 작업이 진행되는지, 중국 사업 전체를 매각 대상으로 검토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테슬라가 중국과 비중국 사업 사이의 연결을 줄일 필요성은 스페이스X와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정부와 수백억달러 규모의 군사·우주 사업 계약을 체결한 방산업체다. 미군 위성 발사, 정부기관용 통신망 구축 등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접 관련된 사업을 수행한다.

이런 회사가 중국에서 대규모 생산시설과 공급망을 운영하는 테슬라와 합병하면 미국 정부의 안보 심사를 피하기 어렵다.

중국 공장과 현지 부품업체, 중국에서 운행되는 테슬라 차량의 데이터가 미국 방산기업과 연결될 가능성이 규제당국의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스페이스X의 군사계약과 테슬라의 중국 사업 사이에 이해충돌이나 정보 유출 위험이 없는지를 검토할 수 있다. 심사 결과에 따라 합병 자체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차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페이스X가 원하는 것은 테슬라의 주주

스페이스X가 테슬라와 결합하려는 배경에는 생산시설이나 전기차 기술보다 자본시장 접근성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기업공개를 통해 증시에 상장했지만 주요 시장지수에 편입되기 위한 조건을 아직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기업이 편입되려면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을 기록하는 것을 비롯한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도록 요구한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S&P500지수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페이스X가 S&P500지수에 들어가지 못하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연기금 등 패시브 투자자의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반면 테슬라는 2020년 말 S&P500지수에 편입됐다. 스페이스X가 테슬라와 합병하면 별도로 편입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패시브 투자자의 자금에 접근할 수 있다.

테슬라와의 합병이 스페이스X의 지수 편입 제한을 사실상 우회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약 25% 하락했다. 스페이스X는 6월 상장했기 때문에 올해 주가 변동을 평가할 수 있는 기간이 테슬라보다 짧다.

주가 하락과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을 안고 있는 스페이스X로서는 테슬라의 투자자 기반과 지수 편입 지위가 매력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

◇황금알 낳는 공장과 합병 사이

테슬라가 중국 사업을 유지하면 상하이 공장의 낮은 생산비와 글로벌 수출능력을 계속 활용할 수 있다.

중국 소비자 대상 판매가 줄더라도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다른 지역으로 수출해 높은 공장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 수익성이 악화하는 테슬라 자동차 사업에는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이점이다.

반면 중국 사업을 유지한 채 스페이스X와 합병하면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 심사와 정치적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가 중국 사업을 분리하면 합병을 가로막는 안보 문제는 줄어들 수 있지만 자동차 생산비용과 수출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

스페이스X와의 합병을 위해 상하이 공장을 포기하는 선택은 자동차를 더 많이 판매해 이익을 내야 하는 제조기업의 관점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머스크는 테슬라가 더 이상 자동차회사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테슬라의 미래가 전기차 판매보다 자율주행, 로봇, AI에 있다고 주장한다.

머스크가 테슬라를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자신의 AI·우주 사업을 결합하는 기반으로 판단한다면 상하이 공장의 단기 수익성보다 스페이스X와의 결합을 우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하이 공장은 현재 테슬라가 가장 필요로 하는 자산인 동시에 머스크가 구상하는 기업 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자산이 됐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과 상하이 공장을 실제로 분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사업을 유지하면 스페이스X 합병이 어려워지고, 이를 포기하면 테슬라 자동차 사업의 수익성이 흔들리는 딜레마는 이미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