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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정통 PB로 몰린 거액 자금, 상속보다 자립 택한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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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정통 PB로 몰린 거액 자금, 상속보다 자립 택한 아시아

- 롬바르드 오디에 운용자산 2390억 프랑 사상 최고치… 스위스 정통 PB로 안전자금 결집
- 매뉴라이프 아시아 9개 시장 성인 조사… 80% 이상 상속보다 노후 재정 자립 우선 응답
- 한국 자산관리업계, 세대 간 이전보다 웰스케어·수탁 구조 개편으로 수수료 모델 재편 전망
스위스 독립계 프라이빗뱅크 롬바르드 오디에가 2026년 상반기 운용자산 2390억 스위스프랑( 약 414조 146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독립계 프라이빗뱅크 롬바르드 오디에가 2026년 상반기 운용자산 2390억 스위스프랑( 약 414조 146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스위스 독립계 프라이빗뱅크 롬바르드 오디에가 2026년 상반기 운용자산 2390억 스위스프랑( 414146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영국 자산관리 전문 매체 웰스브리핑은 지난 21(현지시각) 글로벌 초고액자산가들의 수탁이 집중되며 스위스 주요 프라이빗뱅크들의 순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 속 안전자산 선호와 아시아 전반의 노후 자립 가치관 변화가 맞물리면서 한국 금융투자업계도 프라이빗 뱅킹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설 전망이다.

스위스 정통 PB로 결집한 글로벌 자산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228년 전통의 롬바르드 오디에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운용자산은 2025년 말보다 7% 늘어났다. 고객 총자산은 3670억 스위스프랑으로 5%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급증한 13800만 스위스프랑(239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9% 늘어난 74000만 스위스프랑(12822억 원)이었으나 영업비용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 측은 신규 자금 순유입과 포트폴리오 운용 성과가 자산 성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해당 은행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규제 기준의 두 배를 넘는 31%를 나타냈으며 피치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다.

스위스 상장 프라이빗뱅크인 율리우스 베어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2% 늘어난 67300만 스위스프랑(11661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제네바의 또 다른 독립계 은행인 미라보 역시 운용자산이 8% 증가한 324억 스위스프랑(541436억 원)을 기록했다.

상속보다 자립을 택한 아시아 성인들


글로벌 최상위 부호들이 자산 보존과 가문 승계를 목적으로 스위스 프라이빗뱅크에 자금을 집중하는 흐름과 대조적으로, 아시아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유산 상속보다 본인의 생애 주기 자립을 우선시하는 정반대의 가치관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상위층의 자산 수탁과 대중의 자립형 자산 관리가 '노후 안정성 확보'라는 단일 목표를 향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캐나다 금융그룹 매뉴라이프가 20262월부터 3월까지 아시아 9개 시장에서 18세 이상 성인 9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 아시아 케어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부의 단순 대물림보다 본인의 재정 자립을 더 중요하게 평가했다. 응답자의 약 90%는 장기 생애 주기에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꼽았다.

조사 대상 아시아 성인 응답자들은 금융자산의 71%(전체 9개 시장 평균)를 본인의 미래 필요에 배정했고 다음 세대를 위한 상속 몫으로는 29%를 설정했다. 노후나 간병 상황에서 자녀에게 재정적으로 의존하겠다는 응답은 19%에 머물렀다.

스티브 핀치 매뉴라이프 아시아 최고경영자는 스스로 건강과 재정을 관리할 때 존엄성을 지키고 자녀 세대에게도 각자의 삶을 살 수 있는 자유를 줄 수 있어 독립이 더 나은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성인 응답자의 74%65세 이후에도 경제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유층과 일반 성인을 아우른 여타 조사에서도 은퇴 준비의 구조적 과제가 나타난다. 부유층 11000명 이상을 조사한 HSBC 조사에서는 아시아 부유층 응답자의 40%가 은퇴 목표 경로를 벗어난 상태로 확인됐다. 일반 성인 3006명을 대상으로 한 선 라이프 조사에서는 69%가 은퇴 연령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일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

한국 자산관리 가치사슬 전이와 수탁 리스크


스위스 정통 PB로 결집하는 초고액 자산가의 '글로벌 수탁 전략'과 아시아 전반에 확산되는 대중의 '노후 자립형 포트폴리오'는 한국 금융투자업계의 양극화된 고객 관리 체계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최상위층을 겨냥한 글로벌 안전자산 배분 서비스와 일반·중산층 고객을 위한 장기 현금흐름 설계 수요가 함께 발생하면서, 한국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의 자산관리(WM) 사업부는 유언대용신탁과 웰스케어를 결합한 복합 서비스로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금융투자업계의 수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회성 자문 수수료 중심의 자산 승계 시장에서 지속적인 관리 보수가 발생하는 신탁과 월지급식 장기 포트폴리오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가치사슬 측면에서는 금융지주 수탁 부서, 패밀리오피스 자문사, 맞춤형 헬스케어 결합 신탁 설계 부문의 수익 기반이 강화되는 경로를 밟는다.

반대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고령층의 자산 배분이 다음 세대로 이전되지 않고 개인 노후 방어 자산으로 장기 동결될 경우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가 지연될 수 있다. 거시 긴축 기조나 자산 평가액 하락이 겹칠 경우 은퇴 준비 자금의 실질 구매력이 하락하면서 고령층의 자립 기반 자체가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정적인 운용 수익을 내지 못하면 자립형 신탁 포트폴리오 역시 수수료 부담만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