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후티 공격에 보험료 급등…수출입은행 추가 보증 방안도 논의
이미지 확대보기민간 보험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 일부를 국가가 떠안아 선박과 화물의 보험 가입을 유지하고 교역 차질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 정부가 역내 선박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지원 전쟁·정치위험 보험제도 도입을 놓고 런던의 보험중개업체들과 협의해왔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이란 전쟁과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이 확대되면서 보험사들은 선박, 항만 인프라, 원유·화학제품을 비롯한 화물의 보험료를 올리고 보장범위를 축소하고 있다.
◇사고 1건당 최대 7억리얄 보험 풀
FT에 따르면 사우디 재무부가 검토한 방안의 핵심은 선박과 해상화물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을 제공하는 공동 보험기금을 만드는 것이다.
논의 중인 방안에 따르면 선박 나포나 미사일 공격 등 보험사고 1건당 최대 7억리얄(약 2574억원)의 민간 보험이 제공된다.
1차적인 손실은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부담하고 그보다 큰 손실이 발생할 경우 국영 사우디 수출입은행이 추가적인 재정적 안전판 역할을 맡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
논의된 방안 가운데 하나에서는 사우디리와 리야드리 등 현지 재보험사가 참여 보험사들을 이끌고 해외 재보험사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제도의 구체적인 조건과 사우디 정부가 어느 정도 위험을 직접 부담할지를 놓고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FT는 논의가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연계 선박도 ‘고위험’ 분류
보험시장이 사우디 선박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후티 반군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사우디와 연계된 선박이 이스라엘이나 미국과 관련된 선박처럼 높은 위험을 가진 자산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이 크게 위축되면서 홍해 연안의 얀부항은 사우디 원유 수출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홍해에서도 전쟁위험 보험을 구하기 어렵거나 비용이 크게 오르면 원유와 화학제품 수출을 비롯한 사우디 교역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우디가 보험료 자체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지원 보험제도를 검토하는 배경이다.
◇전쟁·테러 구분도 모호…보장범위 확대 추진
FT에 따르면 정부가 대형 재난이나 지속적인 안보위험에 대응해 보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는 사우디가 처음은 아니다.
막대한 손실이나 지속적인 위협 때문에 민간 보험료가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보험 자체를 구할 수 없게 될 경우 정부가 보험·재보험 기금을 만들어 시장을 떠받치는 방식이 사용돼왔다.
영국은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폭탄테러 이후 국가지원 테러 재보험 체계를 구축했고 미국도 2001년 9·11 테러 이후 유사한 제도를 도입했다.
사우디가 검토하는 제도는 전쟁위험뿐 아니라 정치적 폭력과 테러까지 폭넓게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치위험 자문업체 엔메테나 어드바이저리의 맥시밀리언 헤스 창업자는 “현재도 역내에서 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지만 국가지원 보험 풀이 만들어지면 보험료가 프로젝트의 경제성과 최종 투자결정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동에서는 직접적인 전쟁행위와 테러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 기업들이 충분한 보호를 받으려면 더 넓은 범위의 보험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