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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전쟁, ‘앱 관문’ 쟁탈전으로…아마존 선두·유튜브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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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전쟁, ‘앱 관문’ 쟁탈전으로…아마존 선두·유튜브 추격

외부 서비스 구독 3년새 60% 증가…넷플릭스도 경쟁사 콘텐츠 수용 검토
넷플릭스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 로고. 사진=로이터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등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들의 경쟁이 가입자를 직접 확보하는 싸움에서 다른 회사의 콘텐츠와 구독까지 자기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관문 경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용자가 여러 스트리밍 앱을 번갈아 사용하는 대신 하나의 앱에서 다른 서비스까지 가입하고 시청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이 분야에서는 아마존이 크게 앞서 있는 가운데 유튜브가 피콕과 손잡고 추격에 나섰고 그동안 경쟁사와의 결합에 소극적이던 넷플릭스도 입장을 바꾸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트리밍 업체들이 신규 가입자를 늘리는 것보다 이용자가 자기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물고 구독을 덜 해지도록 만드는 데 점점 더 집중하면서 과거의 ‘스트리밍 전쟁’이 최근 ‘묶음상품 전쟁’으로 변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구독시장 조사업체 안테나의 조너선 카슨 최고경영자(CEO)는 “중요한 것은 TV를 켰을 때 앞으로 3시간 동안 어떤 앱을 여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외부 스트리밍 구독 4900만건 확보

현재 이 시장에서 가장 앞선 업체는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수년 전부터 프라임비디오 이용자가 HBO맥스, 애플TV 등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 프라임비디오 안에서 가입하고 그 콘텐츠까지 시청할 수 있도록 해왔다.

안테나에 따르면 6월 현재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이뤄진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은 최소 4900만건에 달했다.

소비자들도 여러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방식에 빠르게 익숙해지고 있다.

아마존, 로쿠, 유튜브 등 제3자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스트리밍 구독은 최근 3년 동안 약 60% 증가했다.

현재 신규 스트리밍 구독의 약 3분의 1이 이런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로쿠 역시 자사 화면의 ‘채널’ 기능을 통해 외부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을 늘리고 있다. 올해 2분기 로쿠 채널을 통해 판매된 신규 구독은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유튜브, 피콕 전체 콘텐츠 끌어온다

아마존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격하는 곳 가운데 하나는 유튜브다.

유튜브는 지난달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과 5년 계약을 체결하고 피콕의 전체 콘텐츠를 유튜브 유료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제공하기로 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지금까지 광고 없이 영상을 보고 음악 등 추가 기능을 사용하는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주로 겨냥했다.

그러나 내년 초부터는 피콕의 콘텐츠가 추가된다.

피콕에는 ‘리얼 하우스와이브스’, ‘러브 아일랜드’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비롯해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투데이’, 올림픽,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콘텐츠가 포함돼 있다.

현재 월 16달러(약 2만2000원)인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은 피콕 콘텐츠가 추가된 뒤에도 유지될 예정이다.

유튜브는 이번 주 프리미엄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으로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대규모 광고 캠페인도 시작했다.

광고는 경쟁 플랫폼인 프라임비디오와 HBO맥스를 비롯해 인기 팟캐스트 등에 집행된다.

유튜브는 별도의 ‘프라임타임 채널’ 사업을 통해서도 HBO맥스, 폭스원, 파라마운트플러스 등 외부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판매하고 있다.

이용자는 유튜브 화면에서 이들 서비스에 가입하고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경쟁사 꺼리던 넷플릭스도 태도 변화

넷플릭스의 변화는 더욱 눈에 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경쟁 스트리밍 서비스를 자기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프랑스에서 현지 방송사 TF1을 넷플릭스 플랫폼에 처음 통합했다.

넷플릭스 이용자는 TF1 방송망의 실시간 채널과 주문형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TF1과의 제휴 초기 성과를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회원과 제휴사, 넷플릭스 모두에 도움이 되는 비슷한 거래가 있다면 추가 제휴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가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3명을 인용한 데 따르면 넷플릭스 경영진은 최근 NBC유니버설, 폭스와 각각 피콕과 폭스원을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당장 발표할 거래는 없으며 넷플릭스가 유튜브·피콕 방식처럼 경쟁사 콘텐츠를 자기 서비스에 직접 포함할지, 아마존처럼 다른 서비스의 구독을 판매하는 역할을 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런 움직임은 불과 2년 전 넷플릭스가 주주들에게 자사가 이미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대표적인 목적지라고 강조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가입자 수’보다 ‘어디서 보느냐’가 중요해져

모든 미디어기업이 이런 전략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

디즈니는 여전히 대부분의 구독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합병도 파라마운트플러스와 HBO맥스의 외부 플랫폼 유통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미디어기업이 아마존이나 유튜브 같은 외부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데는 대가도 따른다.

플랫폼 사업자가 구독료와 광고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을 가져갈 수 있고 미디어기업이 가입자와 직접 관계를 맺기 어려워진다. 고객 정보와 결제 관계를 플랫폼 사업자가 갖기 때문이다.

반면 자체 구독·결제 시스템과 마케팅에 들어가는 수천만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더 많은 시청자에게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이런 전략이 확산되는 것은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각 업체가 독점 콘텐츠를 앞세워 가입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하면서 기존 이용자를 얼마나 오래 붙잡아두고 구독 해지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같은 대형 플랫폼은 단순히 가장 많은 가입자를 가진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라 이용자가 TV를 켠 뒤 모든 콘텐츠를 찾아보는 첫 번째 플랫폼이 되려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카슨 CEO는 “결국 플랫폼이 되거나 모든 플랫폼에 콘텐츠를 유통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몇 달간의 움직임이 이런 구도를 점점 분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