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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붐, 관세만큼 美 물가 밀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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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붐, 관세만큼 美 물가 밀어올렸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분석…메모리·컴퓨터 장비 가격 12.2% 급등
근원 PCE에 0.4%포인트 기여…관세는 0.2~0.4%포인트
지난 2025년 7월 26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을 관람객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5년 7월 26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을 관람객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메모리와 컴퓨터 하드웨어 가격 급등이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만큼 끌어올리고 있다는 미 연방준비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분석을 인용해 AI발 하드웨어 수요 증가가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에 약 0.4%포인트를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근원 PCE 물가상승률을 약 0.2~0.4%포인트 높인 것으로 추정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은 지난 28일 발표한 분석에서 7월까지의 PCE 물가지수 자료를 토대로 AI 투자와 관세가 최근 상품 물가에 미친 영향을 비교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의 7월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3%를 기록했다.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높다고 연은은 설명했다.

관세의 영향도 본격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의류와 신발이다. 이 부문의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3%에서 올해 7월 3.5%로 뛰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은 관세가 전체 근원 PCE 물가상승률에 미친 영향을 0.2~0.4%포인트로 추산했다.

그러나 관세 영향이 거의 없는 비디오·정보처리 장비에서도 이례적인 가격 급등이 나타났다.

이 부문의 가격은 7월까지 1년 동안 12.2% 상승했다. 2015~2019년에는 매년 평균 6.5%씩 가격이 떨어졌던 품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은 이 같은 변화의 주된 원인으로 AI 투자 붐에 따른 메모리와 컴퓨터 하드웨어 수요 급증을 꼽았다.

비디오·정보처리 장비가 근원 PCE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지만 가격 상승폭이 워낙 커 전체 근원 PCE 물가상승률을 약 0.4%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AI가 물가에 미친 영향이 관세 전체의 추정 영향과 맞먹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같은 종류의 반도체와 컴퓨터 장비를 대규모로 확보하면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고성능 AI 모델을 구축하고 학습시키려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비디오 메모리, 저장장치, 냉각장비 등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포브스는 “이 같은 수요가 기업용 AI 인프라를 넘어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는 전자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발 물가 압력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은 신차 등 관세 부담이 큰 일부 품목에서는 아직 가격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며 기업들이 추가로 관세 비용을 가격에 전가할 계획이라는 조사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관세가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미국의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인 2%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연은은 분석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은 AI 투자 붐이 메모리와 다른 컴퓨터 하드웨어 수요를 밀어올리면서 상품가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근원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데 관세와 최소한 같은 정도의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