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과학대 스핀오프 에픽AI, 내년 봄부터 주요 日 완성차 업체에 설계 검토 소프트웨어 도입
부품 고장 예측(FMEA) 공정 다중 생성형 AI로 자동화… 2027년 탑재 차량 상용화 가시권
혼다 2028년 개발 기간 절반 단축·닛산 신형 스카이라인 26개월 내 개발… 中 추격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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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2028년 개발 기간 절반 단축·닛산 신형 스카이라인 26개월 내 개발… 中 추격 총력전
이미지 확대보기핵심 무기는 단일 부품당 무려 200시간 이상 소요되던 고장 예측 및 안전성 검증 절차를 인공지능 협동 알고리즘을 통해 단 몇 시간으로 줄여버리는 차세대 차량 설계 소프트웨어다.
10월 22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도쿄과학연구소(도쿄과학대)에서 분사한 일본의 AI 전문 스타트업 에픽AI(EpicAI)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사전 임상 테스트(POC)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내년 봄부터 여러 일본 완성차 제조사의 실제 차량 개발 부서에 자사의 설계 검토 AI 소프트웨어를 본격 공급하기로 했다.
'200시간→수 시간' 단축… 다중 생성형 AI가 FMEA 자동화
에픽AI가 정조준한 영역은 완성차 안전성과 신뢰성의 핵심 관문인 '고장 형태 및 영향 분석(FMEA·Failure Mode and Effects Analysis)'이다.
FMEA는 설계 단계에서 특정 부품이나 시스템이 어떻게 오작동할 수 있는지 잠재적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그 여파를 정밀 평가하는 필수 엔지니어링 프로세스다.
요코야마 케이이치(Yokoyama Keiichi) 에픽AI 최고경영자(CEO)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완성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는 조립 공장의 제조 결함보다는 설계 초기 단계에서 잠재적인 고장 모드를 미처 예측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짚었다.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이 검증에 유독 집착해 왔으며, 통상 엔지니어 1명이 단 하나의 핵심 부품 설계를 심층 검토하는 데만 약 200시간의 막대한 시간과 노동력이 투입됐다.
에픽AI의 신기술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복수의 생성형 AI 모델들이 협업하는 방식을 취한다. 한 모델이 복잡한 부품 사양서를 정밀 분석하면, 또 다른 모델이 잠재적 위험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제3의 검증 모델이 이 결과를 상호 교차 검증해 환각(할루시네이션)과 오류를 원천 차단한다. 이를 통해 검토 소요 시간을 기존 200시간에서 단 몇 시간 수준으로 압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3년 설립된 에픽AI는 일본 정부 AI 전략 전문가 패널 의장인 마츠오 유타카 교수의 연구소 출신 핵심 연구원들이 주축이 된 기업으로, 이미 덴소(Denso)와 파나소닉(Panasonic)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혼다·닛산 등 '개발 기간 절반 감축' 사활… 美·英 글로벌 AI 연합 구축
에픽AI의 사업 확장은 일본 주요 완성차 3사가 생존을 걸고 추진 중인 개발 속도전과 궤를 같이한다.
과거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는 1개 신모델을 기획해 양산하기까지 평균 4년(48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의 속도 공세에 직면한 혼다는 2028년부터 신차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전격 단축하겠다고 선언했다. 혼다는 이를 위해 엔비디아와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투자한 미국 클라우드 엔지니어링 플랫폼 '리스케일(Rescale)'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닛산 역시 올해 공개할 차세대 스카이라인 모델의 개발 기간을 통상 기간의 절반도 채 안 되는 26개월로 압축했으며, 영국의 오토테크 AI 개발사인 '모놀리스(Monolith)'와 손잡고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테스트를 확대하고 있다.
中 BYD, 2년 만에 일본 맞춤형 경차 개발… "AI는 목적 아닌 수단"
일본 완성차 업계가 이처럼 극단적인 속도 단축에 매달리는 배경에는 중국 경쟁사들의 거센 공세가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인 중국 비야디(BYD)는 일본 시장 고유의 진입장벽이었던 독특한 규격의 '경차(Kei-car)' 세그먼트조차 불과 2년 만에 첫 전용 모델인 '라코(Racco)'를 개발해 출시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제품 출시 속도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산 차량들은 신속한 모델 교체와 데이터 피드백을 무기로 중국 내수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를 빠르게 밀어내고 있다.
후카오 산시로(Fukao Sanshiro) 이토추경제연구소 총괄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신모델을 번개처럼 빠르게 시장에 투입하면서 실전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 상품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 완성차 제조사들이 중국의 거센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는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활용해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일본 차 본연의 강점인 타협 없는 신뢰성과 브랜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며 "AI는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쥐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