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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차 주가 24% 폭락…전기차 EX60 생산 차질에 위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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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차 주가 24% 폭락…전기차 EX60 생산 차질에 위기 심화

3분기 영업손실 약 4950억원·현금 유출 1조1900억원
2500명 추가 감원…EX60 올해 목표 4만대 중 5000대 생산
지난 1월 21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신차 공개 행사에 볼보자동차의 전기 SUV EX60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월 21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신차 공개 행사에 볼보자동차의 전기 SUV EX60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자동차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24% 폭락했다.

현금 유출 규모가 1년 전보다 두 배로 늘어난 가운데 경영 정상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60도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2500명을 추가로 감원하고 내년 말까지 50억크로나(약 6690억원)의 비용을 더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부진과 미국 관세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신차 생산까지 늦어지면서 경영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보자동차 주가가 전날 24%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지리홀딩스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볼보자동차는 전기차 수요의 불균형과 중국 업체들의 경쟁 심화,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3분기 적자 전환…현금 유출 1년 새 두 배


볼보자동차는 올해 3분기 조정 영업손실 37억크로나(약 495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8억크로나(약 77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시장 예상치와의 격차도 컸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이 집계한 시장의 영업손실 전망치는 7억2400만크로나(약 969억원)였다. 실제 손실은 예상치의 다섯 배를 넘었다.

현금 흐름도 악화했다.

볼보자동차의 3분기 현금 유출 규모는 약 89억크로나(약 1조19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했다.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20.4%에서 올해 14.7%로 하락했다.

판매 부진과 가격 경쟁, 생산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자동차 판매로 확보하는 수익이 줄어든 것이다.

한델스방켄의 함푸스 엥겔라우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현금 유출이 앞으로 두 분기 더 지속된다면 볼보자동차가 추가 자본을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볼보자동차가 여전히 300억크로나(약 4조17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EX60 생산 확대가 향후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EX60 생산 목표 4만대인데 실제 생산은 5000대


볼보자동차의 경영 정상화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신차는 전기 SUV EX60이다.

EX60은 볼보의 주력 SUV인 XC60의 전기차 버전으로 회사가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이다.

그러나 배터리 조립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생산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볼보자동차는 올해 EX60을 4만대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실제 생산량은 약 5000대에 그쳤다.

연간 목표의 12.5% 수준이다.

EX60 생산 지연은 볼보자동차가 기대했던 신차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의 경영진도 신차 생산 확대가 현금 흐름 개선에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생산이 계획대로 늘어나지 못하면서 신차를 통한 실적 회복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2500명 추가 감원…내년 중반까지 인력 구조조정


볼보자동차는 실적 악화에 대응해 대규모 추가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번 감원 대상은 약 2500명으로 전체 인력의 약 6%에 해당한다.

스웨덴에서 약 2000명, 나머지 국가에서 약 500명을 줄일 예정이다.

앞서 발표한 3000명 감원과 별개로 추진되는 추가 조치다.

감원은 외부 컨설턴트 계약 종료, 자연감소, 선별적인 퇴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진행된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번 인력 감축은 내년 중반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사무엘손 CEO는 올해 3분기 실적이 매우 실망스러웠으며 올해 사업 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경영 정상화 계획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볼보자동차는 내년 말까지 간접 지출과 변동비를 추가로 줄여 50억크로나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중국 판매 부진·미국 관세 부담에 회복 지연


볼보자동차의 실적 악화에는 중국과 미국 시장의 어려움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지 자동차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판매와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이달 연간 판매량과 현금 흐름에 대한 기존 전망도 철회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업체들과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기보다 이익률을 지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사무엘손 CEO는 중국 시장에 대한 지역별 맞춤 전략의 필요성을 더 일찍 인식했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 현지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볼보자동차는 2030년까지 출시할 예정인 13개 신차 가운데 6개 모델을 중국 시장에 맞춰 설계할 계획이다.

사무엘손 CEO는 이들 신차가 출시되기 전까지 중국 사업의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차기 CEO 경영 부담 가중…유럽 자동차산업 전반의 위기


볼보자동차의 위기는 차기 경영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은퇴 이후 2년 계약으로 복귀한 사무엘손 CEO는 비용 절감과 지역별 사업 재편, 지리홀딩스와의 협력 강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실적과 현금 흐름이 악화하면서 경영 정상화 계획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사무엘손 CEO의 뒤를 이을 예정인 클라우스 젤머 전 스코다 CEO에게도 어려운 과제가 남게 됐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젤머의 후임 인선이 발표됐던 한 달 전보다 경영 여건이 더욱 나빠졌다며 단기간에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볼보자동차의 위기는 유럽 자동차업계 전반의 어려움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와 전기차 수요 부진, 과잉 생산능력으로 유럽 완성차업체들의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

폭스바겐도 최대 10만명에 이르는 인력 감축과 일부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주주협회의 마츠 에크베리는 볼보자동차의 상황이 우려스럽다면서도 모기업 지리홀딩스가 보유한 기술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구조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볼보자동차는 신차 생산 확대와 추가 비용 절감으로 경영 회복을 추진하고 있지만 EX60 생산 정상화와 중국 시장의 실적 개선 여부가 향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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