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회의론에 목표치 25% 낮춰…그래도 현 수준서 60% 이상 상승 여력
반도체 이익 65% 감소 반영한 주가 지나치게 비관적…전력·산업재 선호
반도체 이익 65% 감소 반영한 주가 지나치게 비관적…전력·산업재 선호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관련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한국 증시가 급락한 상황을 반영해 주식 가치평가 기준을 보수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목표치를 대폭 낮추면서도 현재 코스피 수준에서는 60% 이상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향후 실적 악화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지난 6월 고점 대비 35% 이상 하락한 뒤에도 AI 관련주의 매도 압력이 계속되자 시장이 기업 실적을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가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6월 1만2000 제시했던 골드만, 넉 달 만에 목표치 하향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 증시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던 글로벌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다.
지난 6월에는 코스피 목표치를 9000에서 1만2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의 주요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6월 말부터 글로벌 AI 관련주에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코스피가 급락했지만 골드만삭스는 한동안 기존 목표치를 유지했다.
그러나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투자자금 조달 비용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이번에 목표치를 25% 낮췄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시장이 한국 기업들의 기초체력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기업 실적을 평가하는 방식에 더욱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하기 위해 목표치를 낮췄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여전히 투자 위험 대비 기대수익이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예상 PER 약 4배…주요국 가운데 최저 수준
코스피 급락으로 한국 증시의 주가 평가 수준도 크게 낮아졌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배까지 떨어졌다.
PER은 주가를 기업의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기업의 예상 이익에 비해 어느 수준에서 거래되는지 판단하는 지표다.
현재 한국 증시의 예상 PER은 인도네시아 증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가 올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뜨거운 상승세를 보였던 시장에서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주가 평가 수준을 나타내는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코스피의 예상 PER은 블룸버그가 비교한 주요 18개 시장에서 2006년 이후 관찰되지 않았던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저평가 현상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관련 투자 확대의 수혜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충분한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확산하면서 매도 압력을 받았다.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대형주의 약세가 코스피 전체로 확산하면서 한국 증시의 주가 평가 수준을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반도체 주가에 2027년 이익 65% 감소 반영
골드만삭스는 현재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향후 실적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평가 수준에는 2027년 해당 업종의 이익이 65% 감소하는 시나리오가 반영돼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가정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이 실제로 6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주가를 설명하려면 시장이 그만큼 큰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반도체 이외의 기업들도 낮은 주가 평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구성 종목들은 지수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예상 PER은 7.6배 수준이다.
골드만삭스가 목표치를 낮추고도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을 60% 이상으로 제시한 배경에는 이처럼 낮아진 주가 평가 수준이 자리 잡고 있다.
◇전력·산업재·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주 선호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전체의 목표치를 낮추면서도 일부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했다.
특히 전력과 산업재,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종목을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국내 경기 회복의 수혜를 받는 기업과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를 사업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업들에도 관심을 유지했다.
이는 AI와 반도체 관련주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다른 성장 동력을 가진 기업들로 투자 기회를 넓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목표치 9000은 향후 12개월을 대상으로 한 전망으로 실제 코스피가 해당 수준에 도달한다는 보장은 없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자금 조달 여건 등이 달라지면 증시 전망도 다시 조정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한국 증시의 목표치를 크게 낮춘 것이 AI 관련 투자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주가 급락으로 형성된 저평가 수준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