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전 통합막료장 '후지산 대화'서 경고… 1950년 '애치슨 라인' 오류 반복 경계
美·中 정상 간 '전술적 화해' 기류 속 도쿄 안보 불안감 고조… "미·일 균열 노린 中 책략"
11월 APEC·12월 G20 앞두고 미·일·중 3각 외교 격돌… "은밀한 현상 변경 경계해야"
美·中 정상 간 '전술적 화해' 기류 속 도쿄 안보 불안감 고조… "미·일 균열 노린 中 책략"
11월 APEC·12월 G20 앞두고 미·일·중 3각 외교 격돌… "은밀한 현상 변경 경계해야"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중국 정상이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12월 미국 마이애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례적인 밀착과 관계 안정화 제스처를 취하는 가운데, 일본 안보 수뇌부에서 대중국 억제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가 터져 나왔다.
일본 최고위 군사령관을 지낸 인사가 직접 나서 동아시아 질서 수호를 위해 미국과 서방이 중국을 상대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3대 레드라인(한계선)'을 설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월 25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일본경제연구센터와 일본국제관계연구소가 주최한 연례 미·일 정책 협의체 '후지산 대화(Mount Fuji Dialogue)'에서 미·일 양국의 전직 고위 관료와 학자, 경제계 인사들은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미·중 관계의 유동성을 집중 조명했다.
前 통합막료장 "애치슨 라인 넘어서야"… 3대 불가침 영역 제시
이번 포럼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언은 2025년 8월까지 자위대 최고 수장인 통합막료장을 지낸 요시다 요시히데(Yoshihide Yoshida) 현 방위대학교 회장의 입에서 나왔다.
요시다 전 막료장은 개회 패널 토론을 통해 서방 동맹국들이 중국의 역내 패권 야욕을 저지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내야 할 '세 가지 레드라인'을 제안했다.
첫 번째 레드라인은 '미국의 지속적 군사 투입을 전제로 한 제1도련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 방어선의 사수'다.
요시다 전 막료장은 1950년 1월 미국의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한반도와 대만을 극동 방위선에서 제외해 한국전쟁 발발의 단초를 제공했던 이른바 '애치슨 라인'의 역사적 비극을 거론했다.
그는 서방이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일본, 미국, 한국, 대만은 물론 필리핀과 호주 등 역내 우방국의 지속 가능성과 안보 회복력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방어선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전략 핵 억제력에서 미국의 대중 절대 우위 유지'다. 중국이 2030년대까지 전략 핵탄두 보유량에서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하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서방의 핵우산 신뢰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세 번째는 양자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포함한 '핵심 첨단 기술 패권의 수호'다.
"동아시아 현상 변경 은밀히 진행"… 日 외교가, 美·中 '전술적 밀착'에 촉각
일본 참석자들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뿐 아니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유화 제스처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전직 외교관이자 국가안보국(NSS)을 이끌었던 오카노 마사타카는 "동아시아의 현상 유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서서히, 그리고 은밀하게 변하고 있다"며 워싱턴 조야가 이 같은 구조적 잠식을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안보 위험을 언급한 이후 1년 가까이 중국의 강력한 외교적·정치적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년간 세 차례의 회동을 가지며 관계 개선을 시도하자, 일본 외교안보 라인에서는 '재팬 패싱'에 대한 불신과 경계심이 번지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드가드 케이건 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갖는 동맹국은 없다"며 지속적인 정책 조율의 필요성을 짚었다.
하이노 클링크 전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정책의 전권을 쥐고 시 주석과 개인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소와 악수 이면의 미·중 관계 근본 모순은 결코 바뀌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미·일 균열 노린 베이징의 계산"… 다자 정상외교 시험대
전문가들은 시진핑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외교를 활용해 '전술적 안정'을 꾀하면서, 동시에 미·일 동맹의 틈새를 벌리려 한다고 진단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미라 랩-후퍼 수석고문은 "미국과 중국이 장기 전략 경쟁을 준비하면서도 단기적 화해를 모색하는 '이중 경로(Two-track)' 접근은 일본에 대단히 복잡하고 위험한 난제를 안겨준다"며 "이는 중국에 워싱턴과 도쿄 사이를 갈라놓을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다카하라 아키오 도쿄여대 객원교수 역시 "시 주석은 미국과의 일시적 안정을 발판 삼아 궁극적으로 미국을 추월하려는 전략을 품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에 대한 외교적 고립과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랜달 슈라이버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중국의 군사 활동은 이미 제1도련선을 넘어 서태평양 심층부로 확장됐다"며 전략의 범위를 넓힌 '제1도련선 플러스' 개념과 함께 중·러·북·이란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연대의 결속을 차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중 정상이 다음 달 선전 APEC과 12월 마이애미 G20에서 연쇄 담판을 예고한 가운데, 동맹국들의 안보 이해관계를 방어하려는 일본과 역내 영향력을 굳히려는 중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