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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중간선거 민주당 압승...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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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중간선거 민주당 압승...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테이터센터 반도체 모라토리움 반도체 주가 날벼락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자/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자/사진=로이터
[김대호 인물] 중간선거 민주당 압승...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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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히노호사, 학부모에서 텍사스 주지사로


텍사스의 정치 지형이 흔들렸다.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52) 후보가 4선에 도전한 공화당 그렉 애벗 주지사를 꺾은 것이다.1995년 앤 리처즈가 물러난 뒤 30년 넘게 이어진 공화당의 주지사직 독점이 끝났다. 텍사스는 처음으로 라티나 주지사를 맞게 되었다. 여성 주지사로는 리처즈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정부는 여러분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앞세웠다. 선거 막판까지 상당수 유권자가 애벗의 승리를 점쳤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이변에 가깝다.

리오그란데 밸리의 딸

본명은 레히나 이네스 히노호사. 1973년 멕시코 국경과 맞닿은 리오그란데 밸리의 매캘런에서 태어나 브라운스빌에서 자랐다. 부모는 모두 법률구조 변호사였고, 아버지 길버트 히노호사는 12년간 텍사스 민주당 의장을 지냈다. 정치가 일상인 집안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그 세계에 뛰어들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텍사스대 오스틴의 우등 과정(Plan II)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을 마친 뒤, 노동조합원을 대리하는 민권·노동 변호사로 경력을 시작했다.

학부모에서 정치인으로


전환점은 2012년이었다. 아들이 다니던 오스틴의 피스 초등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이자 그는 다른 학부모들을 모아 오스틴 교육위원 선거에 나섰고, 당선됐다. 학교는 살아남았고, 2015년에는 동료 위원들의 선출로 교육위원회 의장이 됐다. 이어 오스틴 도심을 아우르는 주 하원 49선거구에 출마해 2017년부터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10년의 하원 생활 동안 그의 핵심 의제는 공교육 재정이었다. 애벗이 교육 예산 증액을 학교 바우처 법안 통과와 연계했을 때 정면으로 맞섰고, 애벗이 그를 '워크(woke) 교육위원회 출신'이라고 공격하자 "내 앞에서 직접 거짓말쟁이라고 말해 보라"고 응수했다. 물러서지 않는 그의 정치 스타일을 압축하는 장면이다.

2026년 3월 민주당 경선에서 약 60%를 얻어 후보가 된 그는 공교육, 생활비, 그리고 거액 후원자에 휘둘리는 정치에 대한 비판을 선거 전면에 걸었다. 가구당 1,500달러 지급, 교육 행정 수장을 현장 교육자로 교체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판을 바꾼 의제, 데이터센터

이번 선거에서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그가 출마를 결심할 무렵만 해도 누구도 거론하지 않던 데이터센터였다. 텍사스는 AI 데이터센터 붐의 한복판에 있다. 판핸들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소개되는 '프로젝트 마타도르'가 계획되어 있고, 그랜버리처럼 데이터센터 인근 주민들이 밤낮없는 소음과 막대한 물 사용을 호소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전력망과 물 부족에 대한 불안은 농촌의 공화당 지지층마저 갈라놓았다.

히노호사는 2026년 7월 애벗에게 긴급 행정명령으로 신규 데이터센터에 대한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선포하고, 주 의회가 규제 법안을 마련할 때까지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그가 제시한 우선과제는 지역 주민이 입지 결정에 참여할 권리 보장, 물·에너지 사용량을 감추는 비밀유지계약(NDA) 금지, 데이터센터발 전기요금 인상으로부터 소비자 보호 등이다.

애벗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한때 텍사스를 'AI 데이터센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던 그는 6월 농촌 주거지역 내 개발 금지와 규제 권고안을 내놓았고, 8월에는 자원 소비 감사를 지시했으며, 9월에는 감사가 끝날 때까지 일부 신규 허가를 중단했다. 히노호사는 이를 '이름뿐인 중단'이라 비판하며, 당선되면 의회가 규제를 법제화할 때까지 모든 신규 데이터센터 허가를 멈추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적용 대상은 신규 시설이며, 이미 추진 중인 사업까지 일괄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히노호사는 2027년 1월 취임한다. 텍사스 주지사는 특별회기 소집권과 거부권을 갖지만, 정책을 법으로 만드는 일은 결국 의회의 몫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라토리엄은 끝이 아니라 '규제 법제화'라는 더 긴 협상의 출발점이다. 투자 유치와 지역 공동체 보호 사이의 균형은 텍사스만의 숙제가 아니다. 아이의 학교 하나를 지키려 정치에 뛰어든 학부모가 이제 한 주(州)의 성장 방식을 시험대에 올렸다. 그 결과는 AI 인프라 경쟁에 뛰어든 다른 지역에도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