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차 사전 도로 주행 3만km 의무화 등 '충분한 검증' 없인 승인 불허
CIIE서 테슬라·GM·닛산 등 글로벌 10개사 '품질·안전·신뢰성' 내세워 프리미엄 공세
외국계 점유율 30% 붕괴 위기 속 "빠른 모방자보다 믿을 수 있는 품질" 중산층 재공략
CIIE서 테슬라·GM·닛산 등 글로벌 10개사 '품질·안전·신뢰성' 내세워 프리미엄 공세
외국계 점유율 30% 붕괴 위기 속 "빠른 모방자보다 믿을 수 있는 품질" 중산층 재공략
이미지 확대보기과거 중국 시장 점유율 80%를 호령하던 외국계 브랜드들은 최근 30% 선까지 밀려나는 굴욕을 겪었으나, 베이징 당국이 신차 출시 전 3만km 실주행 검증 의무화 등 강력한 규제 빗장을 걸어 잠그자 '안전성과 내구성'이라는 본연의 강점을 부각하며 까다로워진 중국 중산층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1월 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9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현장에서 테슬라(Tesla)와 제너럴모터스(GM), 닛산(Nissan) 등 약 10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최첨단 전동화 기술과 함께 철저한 안전 검증 프로세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 '3만km 실주행 검증' 규제 못 박아… "날림 전기차 출시 불허"
이러한 기류 변화는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무분별한 속도전에 급제동을 걸면서 시작됐다.
신궈빈(Xin Guobin)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신차와 신기술은 한층 엄격해진 안전 승인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면 시장 진입이 원천 차단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당국은 단기간에 개발돼 시장에 쏟아져 나온 일부 토종 스마트 전기차들이 충분한 사전 내구성 테스트와 안전성 검증이 결여된 채 혁신적인 설계만 앞세우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당국은 신규 모델이 소비자에게 인도되기 전 반드시 최소 3만km(약 1만 8,641마일)의 실제 도로 주행 시험을 완수하고 철저한 사전 검증을 거치도록 강제하는 규정 초안을 전격 발표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가격 인하 경쟁으로 신차 주기를 무리하게 단축하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에게 강력한 제동이 걸린 셈이다.
에릭 한(Eric Han) 상하이 수올레이(Suolei) 컨설팅 수석매니저는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완성차 업체들의 설계와 생산 품질 감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며 "안전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검증된 전통 브랜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캐딜락 PHEV 27만 위안대 돌풍… 닛산, 신형 NX7 사전 계약 돌입
이에 발맞춰 외국계 브랜드들은 신뢰성에 기반한 프리미엄 전략을 쏟아내고 있다.
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은 안전성과 완성도를 핵심 무기로 내세운 '올 뉴 XT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27만 9,900위안(약 4만 2,000달러·약 5,800만 원)에 선보였다.
존 로스(John Roth) GM 중국·아시아 사장은 "XT5 PHEV는 9월 출시 이후 캐딜락의 중국 내 최고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며 "품질과 신뢰성에 기반해 중국 고객의 눈높이에 정확히 맞춘 지능형 럭셔리 경험을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닛산 역시 글로벌 기준의 내구성을 전면에 내세운 신형 SUV 'NX7'의 중국 내 사전 예약을 다음 주부터 본격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닛산은 공식 성명을 통해 "품질, 안전, 내구성 분야의 글로벌 통합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는 동시에, 현지 도로 환경과 운전자 습관에 최적화된 엄격한 현장 주행 검증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 30% 붕괴 위기… 단순 모방 탈피해 현지 맞춤형 혁신해야"
이 같은 움직임은 벼랑 끝에 몰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절박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불과 20년 전 폭스바겐, 도요타 등 합작 법인들이 중국 승용차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했으나, 비야디(BYD)와 립모터(Leapmotor) 등 중국 토종 전기차의 저가 공세에 밀리며 급격히 위축됐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기준 외국계 브랜드의 중국 내 차량 인도량은 138만 대로,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34.6%) 대비 급락해 30% 선 아래로 추락했다.
상하이 기반 전기차 데이터 플랫폼 CnEVPost의 창립자 페이트 장(Phate Zhang)은 "외국 브랜드들은 이제 중국 시장에서 '모방자'나 '추격자'로 불리더라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사만의 품질 헤리티지를 당당히 강조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토종 저가차의 결함을 겪으며 확립된 글로벌 완성차의 기본기와 품질 신뢰성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본질적인 혁신 없이 품질 수사(修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카를로 디에고 단드레아(Carlo Diego D'Andrea) 중국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C) 부회장은 "유럽과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디지털 인포테인먼트와 스마트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며 현지 트렌드에 발맞춘 기술 내재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베이징 당국의 강력한 안전 규제 도입은 무질서한 전기차 출혈 경쟁의 거품을 걷어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제조사들이 과거의 브랜드 명성에만 기대지 않고 엄격한 품질 관리와 중국 현지화 스마트 기술을 결합해 낸다면, 점유율 30% 방어선을 딛고 본격적인 반등 국면을 열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