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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세기의 바둑대결 진정한 승자는 '구글의 M&A'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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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세기의 바둑대결 진정한 승자는 '구글의 M&A' 혜안

허사비스 딥마인드 대표 “의료와 로봇, 스마트폰에도 활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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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4승1패로 완파하면서 전세계 인류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해외 일류 정보통신(IT)기업들은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드론, VR(가상현실), AI (인공지능) 등 신(新)산업에 대한 진출 기회를 꾸준히 노려왔다.
이번 세기의 바둑대결은 이들 신산업 가운데 인공지능의 ‘위세’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어서 향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인공지능 산업이 일대 전기를 맞이할 계기를 마련했다 하겠다.

세기의 바둑대결은 알파고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실질적으로는 알파고를 인수한 구굴의 인수합병(M&A) 혜안이 더욱 빛나보이는 한 수(手)라 할 수 있다.

KB투자증권의 이기근·이동륜·정승규 연구원은 “구글은 다양한 분야에 공격적인 M&A를 시행하고 있다”며 “구글의 역사는 사실상 M&A 역사와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바둑 대국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알파고의 개발사인 영국의 딥마인드(Deepmind)를 지난 2014년 3억 파운드(1750원 기준 한화 5250억원)에 사들였다.

알파고는 강화학습 기술로 무장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강화학습은 인공지능 스스로 성공과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는 기계학습법이다.

머신 러닝이나 딥 러닝은 인공지능에 일종의 '교과서'인 학습데이터를 던져주고 익히도록 하는 학습법이라 할 수 있다.
구글은 모토로라의 인수와 같이 M&A 실패 사례를 겪기도 했지만 지금의 구글을 있게 한 비즈니스 모델 중 M&A를 통해 얻어진 것들이 상당하다.

이기근 연구원은 “구글의 대표적인 M&A로 유튜브를 들 수 있다”며 “현재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를 장악한 안드로이드 역시 아주 소규모 M&A에서 출발이 됐다”고 소개했다.

구글이 보는 첫번째 미래는 AI를 기반으로 한 로봇으로 추정된다. 구글이 로봇에 집중한지는 꽤 오래 됐으며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의 이름도 ‘안드로이드(인간의 형상을 한 로봇)’인 것을 감안하면 로봇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고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구글은 굵직한 AI관련 기업들을 빠르게 인수해 나가고 있다.

스마트홈을 기반으로 한 네스트랩까지 AI와 엮게 되면 약 4개 이상의 AI관련 기업을 인수한 셈이다.

구글의 로봇 사업의 시초는 2013년에 로봇 전문기업인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992년 MIT의 교수였던 마크 레이버트가 설립한 로봇전문 회사다.

구글이 하드웨어(HW)로서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한 이후 곧바로 인수한 업체가 영국 딥마인드다.

현재 딥마인드는 알파고와 DQN을 가지고 있는데, 알파고는 바둑계에서, DQN은 각종 비디오 게임에서 스스로 경험을 통해 해법을 찾아내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구글이 현재 개발중인 로봇, 구글 자동차, 드론 등에 높은 수준의 학습 능력을 가진 AI 탑재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좀 더 높은 신뢰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세기의 바둑대결 기간 중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또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대표이사 사장도 한국을 방문했다. 알파벳은 구글의 지주회사이다.

AI는 자체 로봇 사업도 가시화되겠지만 드론, 스마트카의 플랫폼 초기 시장 장악을 노리는 구글, 애플, 인텔 등의 경쟁에서 구글이 한 수 앞서 나갔음을 보여주는 계기이기도 하다.

허사비스 대표는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알파고의 AI 프로젝트를 바둑에 그치지 않고 의료와 로봇, 스마트폰에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M&A거래소 이창헌 회장은 “잘 나갈 수 있는 기업일수록 M&A를 해야 한다”면서 “구글이 M&A와 함께 ‘사업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여가고 있어 세계 1위의 시가총액 기업으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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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