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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부회장도 구글처럼?...‘삼성어스’ 포기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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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부회장도 구글처럼?...‘삼성어스’ 포기 미스터리

업계 전문가 설명들은 후 갑자기 ‘뚝’...재개여부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3년 구글어스대항마 격인 3D지도를 만들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삼성전자 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3년 구글어스대항마 격인 3D지도를 만들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삼성전자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구글어스(Google Earth)같은 독자적인 3D 영상지도 제작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과 함께 프로젝트 재개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구글이 우리나라 5000분의 1 수치지도 반출허가를 요청한 배경에도 3D영상지도와 수치지도를 결합한 고정밀지도 서비스 및 활용 목적이 숨어있기에 더욱 주목된다.

11일 공간정보 산업계의 K모 인사는 “지난 2013년 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비서실로부터 구글어스가 ‘부회장 관심사항’이니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응한 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구글어스와 똑같은 지도를 만드는 방법, 비용 등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주문에 따라 삼성전자 강남사옥으로 가서 브리핑했다”고 말했다.
K씨는 “당시 Y모 IT담당 수석과 2명의 비서실 직원에게 구글어스 제작방식에 대해서 설명했다. 또 구글어스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총 7000억원 정도의 비용과 2000명 정도의 지도 업그레이드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이들은 이미 국내 모 위성지도업체 관계자와 접촉해 디지털글로브 위성사진 등 고해상도 사진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은 듯 이 부분에 대해서도 꽤 잘 이해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당시 삼성 강남 사옥에서 브리핑한 후 이들과 식사도 몇차례 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비서실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 수원캠퍼스를 방문해 한차례 강연도 했다. 정문에서 검색과정을 거치는 등 30분 정도 걸려 강의실로 안내 받았고 40~50명 정도 되는 팀장급 이상 삼성 직원들에게 구글어스와 같은 지도, 말하자면 ‘삼성어스(Samsung Earth)’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또 고객들이 휴대폰을 놓지 않게 만드는 지도기반 서비스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수강하는 삼성관계자들은 자신들에 직책을 구체적으로 밝히려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K씨는 “이후 삼성전자에서 지속적으로 관련 자료를 요청해 와 상세한 자료를 보내주는 등 2~3개월 동안 연락이 오갔다. 정말 구글어스 같은 삼성어스를 만들려고 하는 진지한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뚝 끊겼다. 2000명의 일자리가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쉬움이 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K씨는 “당시 국토교통부에서 구글어스 대항마로 막 3D지도인 브이월드(V World) 초기 버전을 만들어 놓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폰에 이 지도를 이용하는 대신 구글처럼 독자적인 지도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고 기억했다.

3D영상지도와 수치지도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자율주행차 시대를 가능케 해주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더욱더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구글지도 의존에서 탈피해 아이폰을 통한 자체 3D지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7월말 차량 공유서비스업체 우버가 5억달러(5500억원)을 투입해 자체지도를 만든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해 말 아우디 BMW 다임러 컨소시엄은 노키아의 ‘히어맵’ 지도 서비스를 인수했다. 자율주행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자동차 IT시스템을 직접 통제하기 위해서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