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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토어 "1번 타자의 책임감"…SK스퀘어 운명 짊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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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토어 "1번 타자의 책임감"…SK스퀘어 운명 짊어지다

SK쉴더스, 시장 불확실성에 상장 철회…원스토어 중요성 커져
11번가·콘텐츠웨이브·티맵모빌리티, 불확실성 크지만 미래 밝아

9일 서울 여의도 페이몬트 엠버서더에서 원스토어 IPO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사업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스토어이미지 확대보기
9일 서울 여의도 페이몬트 엠버서더에서 원스토어 IPO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사업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스토어
SK스퀘어의 1호 상장사로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가 나서게 됐다. 그동안 1호 상장사로 종합 보안 계열사인 SK쉴더스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IPO를 추진하던 SK쉴더스는 시장 불확실성의 확대로 6일 상장을 철회하면서 원스토어가 1호 주자의 무게를 떠안게 됐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9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상황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옥석을 가려내는 단계라고 생각하며 원스토어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상장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총 666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주당 공모 희망가는 3만4300~4만1700원으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상단 기준 약 1조1111억원이다.

1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치고 12~13일 일반인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이며, SK증권이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하나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이재환 대표는 "오늘의 원스토어가 국내 7조 원의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안드로이드 앱마켓 사업자라면, 내일의 원스토어는 2025년 전 세계 약 300조 원의 시장을 놓고 당당히 경쟁하는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쉴더스의 상장 철회로 원스토어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SK스퀘어의 상장 1호라는 점에서 이후 상장을 추진할 11번가와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의 상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미 계열사 상장 계획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원스토어까지 상장을 철회하게 되면 SK스퀘어의 투자 계획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앞서 SK쉴더스는 상장을 철회하며 "지난 수 개월간 상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로 인해 상장을 철회하고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무역갈등, 물류대란 등을 고려하면 SK스퀘어의 모든 계열사가 여기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다만 원스토어의 경우 구글과 애플이 양분한 앱마켓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여지는 남아있다.
구글과 애플은 국내를 포함해 세계 주요 시장에서 인앱 결제를 강제하며 30% 수준의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원스토어는 2018년 7월 업계 최초로 앱마켓 수수료를 30%에서 20%로 낮추고 자체 결제를 허용하며 수수료를 5%로 책정한 파격적인 상생 정책 시행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수수료 정책을 변경한 2018년 3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14개 분기 연속 성장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1조1319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동안 거래액 규모도 2배 넘게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142억 원으로 창사 6년 만에 2000억 원대를 돌파하며 2020년 대비 38%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 효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IPO가 예정된 11번가,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는 기대요소와 불안요소가 함께 남아있다. 세 기업 모두 공격적인 투자로 신성장동력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올해 3월 11번가 신임 대표로 임명된 하형일 사장은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경쟁력 강화, 직매입 사업 확대, 우주패스를 연결고리로 한 SK텔레콤-아마존-11번가의 시너지 및 충성고객 확보, 오픈마켓 영역의 탄탄한 경쟁력을 토대로 차별화 서비스 제공 등을 꼽았다.

하형일 사장은 “완전히 다른 버전의 11번가로 지속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와의 협력을 포함해 '성장'을 위한 모든 전략과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 IPO 1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11번가는 본격적인 상장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IB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국내외 증권사와 상장 주관사에 입찰 제안서를 보냈다. 이달 중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콘텐츠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 티빙 등 국내외 대형 OTT와 경쟁하면서 쉽게 점유율 확대를 꾀하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진출을 선언한 상태지만, 콘텐츠 투자로 적자 폭이 커지면서 과감한 해외 투자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티맵모빌리티는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내비게이션 점유율도 압도적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초기 투자단계인 만큼 당장은 적자 폭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티맵모빌리티의 당기순손실은 약 200억원 규모다. 당장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할 대리운전과 택시 사업에서 카카오에 밀린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점유율 1위 내비게이션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UAM 기술 노하우 때문에 전망은 밝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화물중개 사업과 티매 오토 등 B2B 사업 확대로 매출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