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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SKT·카카오·3N, 메타버스 '영토전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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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SKT·카카오·3N, 메타버스 '영토전쟁' 치열

플랫폼·블록체인 사업 놓고 국내외 파트너들과 합종·연횡
명확한 성과 '시기상조'…"최대 20년까지 멀리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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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제페토' 공식 유튜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국내 IT기업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네이버가 가장 앞서가는 가운데 SK텔레콤과 카카오, 게임업계 3N 등도 '추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2018년 출시한 증강현실(AR)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는 화폐를 통한 콘텐츠 거래 기능을 갖춰 '로블록스'와 더불어 미래의 메타버스에 가장 가까운 서비스로 꼽힌다.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2000만명대로 '로블록스'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나 중화권·동남아를 중심으로 국산 메타버스 중에서 가장 확실한 이용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제페토' 개발사 네이버제트는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와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넥슨 '바람의 나라 연'을 개발한 슈퍼캣과 협력 개발한 2D 도트 그래픽 소셜 플랫폼 '젭'은 이달 들어 정식 서비스 3개월만에 누적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와 별개로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과 메타버스 개발을 위해 네이버 관계사 라인과는 블록체인 관련 협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대표 통신사 SK텔레콤도 메타버스 분야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소셜 플랫폼 '이프랜드'의 MAU가 130만명대라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 외에도 미국의 빅테크 마인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 등과 협업 관계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 서비스를 마친 3D 소셜게임 '퍼피레드'의 리뉴얼 버전을 오는 8월 선보이는 것을 필두로 새롭게 메타버스 사업에 나서는 후발 주자이나 블록체인 분야에선 클레이튼(KLAY)을 앞세워 가장 앞서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SKT는 물론, GS·LG전자·셀트리온 등 대기업과 그 관계사들, 그리고 위메이드·네오위즈·넷마블 등의 게임사들이 클레이튼의 운영 파트너 '거버넌스 카운슬'에 속해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텔레콤 '이프랜드', 카카오 '컬러버스', 컴투스 '컴투버스', 한글과컴퓨터 '싸이타운'.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텔레콤 '이프랜드', 카카오 '컬러버스', 컴투스 '컴투버스', 한글과컴퓨터 '싸이타운'. 사진=각 사

넷마블과 더불어 게임업계 '3N'으로 꼽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NC)도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넥슨은 자사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 추진을 위해 자체 블록체인을 선보일 예정이며 NC는 K팝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와 '리니지' 기반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관련 사업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위믹스(WEMIX) 플랫폼에 100개 이상의 게임을 론칭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여기에는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가 개발한 UCC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도 포함된다.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 컴투스 역시 자체 블록체인 C2X를 기반으로 한 '컴투버스'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에서 지난 2020년 출시된 가상 지구 부동산 메타버스 '어스2'를 본뜬 부동산 메타버스들도 있다. 더 퓨처 컴퍼니 '메타버스2', 식신 '트윈코리아', 빅밸류 '트윈하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외에도 YJM게임즈 역시 자체 메타버스 '원유니버스'를 개발 중이며, 한글과컴퓨터는 싸이월드 기반 메타버스 '싸이타운'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외에서 이어지는 '메타버스 유행'을 두고 아직 명확한 정의나 가시적 성과 등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투자 광풍'이 일어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수의 투자 분석가들은 이용자 수·경제적 성과 등, 실질적 지표를 바탕으로 옥석을 가려내야 팔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다방면의 혁신을 '메타버스'로 부르며 앞다퉈 투자하고 있으나 정작 이를 명확히 정의하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메타버스가 가진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하려는 것은 시기 상조이며 짧게는 2년, 길게는 20년까지 장기적으로 일어날 변화들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