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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석 유니티 코리아 대표 "韓 게임계 목소리, 본사에 확실히 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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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석 유니티 코리아 대표 "韓 게임계 목소리, 본사에 확실히 전할 것"

'유니티 6' 출시 앞두고 '유데이 서울' 행사 개최
"한국, 글로벌 테스트 베드…중요성 매우 높아"

송민석 유니티 코리아 대표이사가 '유데이 서울' 개최일인 5월 22일 경기창조혁신센터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송민석 유니티 코리아 대표이사가 '유데이 서울' 개최일인 5월 22일 경기창조혁신센터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원용 기자

3D 그래픽 콘텐츠 개발 엔진 기업 유니티의 한국 지사 유니티 코리아의 송민석 대표이사가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사장으로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본사에 알리고 소통을 보다 강화한다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티 코리아는 22일, 경기도 판교 소재 경기창조혁신센터에서 '유데이 서울'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 오는 23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유니티 관계자와 파트너사들의 강연을 듣고 최근 프리뷰 출시 형태로 공개된 신규 엔진 '유니티 6' 기능을 체험하는 등의 형태로 구성된다.

송민석 신임 대표는 지난해 2월 대표로 승진하기 전까지 유니티 코리아의 게임세일즈 부문 영업 이사로 재임해왔다. 행사 개최 직전 미디어 간담회를 연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은 IT업계에 있어 시장 규모 대비 그 중요성이 매우 높은 곳"이라며 "한국의 중요성을 본사에 확실히 인식시키고 적극적 연결, 소통을 통해 국내 게임업계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니티는 2004년 설립된 게임 개발 엔진 기업으로, 한국 지사는 2011년 설립돼 올해 14주년을 맞이했다. 송민석 대표는 "한국 개발자들은 타국 대비 AI(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에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며 "유니티 외에도 많은 기업들에게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티의 AI 기능 '유니티 뮤즈'를 소개하는 이미지. 사진=유니티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유니티의 AI 기능 '유니티 뮤즈'를 소개하는 이미지. 사진=유니티 공식 유튜브 채널

게임 분야에 있어 한국이 '첨단' 역할을 한 대표적인 사례로 송 대표는 '메타버스'를 들었다. 그는 "지금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과거 '메타버스' 키워드가 떠올랐을 때, 온라인게임 강국인 한국이 그 이슈를 빠르게 따라간 것으로 본다"며 "이후 세계적으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가 오르며 한국 시장의 이슈가 세계의 이슈로 번져나가는 한 사례가 됐다"고 언급했다.

'메타버스'는 미래 시장을 뜻하는 키워드로서는 사장된 분위기이나, 그 근간이 될 수 있는 AI나 확장현실(XR) 등은 여전히 유효한 분야로 받아들여진다. 유니티는 이번 '유데이 서울'에서 AI 기반 서비스인 '유니티 뮤즈'와 '유니티 센티스', XR 기반 콘텐츠 개발 기능 등을 선보인다.

XR이나 VR(가상현실) 등은 미래 시장으로 주목 받은 기간이 길지만, 아직 대중화에 영역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송 대표는 이에 관해 "XR은 모바일 등에 비해 개발자들이 다소 도전하기 주저하는 면은 있다"면서도 "XR 시장은 여전히 성장기에 있다 생각하며, 유니티는 최대한 많은 플랫폼에 콘텐츠를 퍼뜨리는 것을 지원하는 기업으로서 이를 함께 키워나가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에 관한 질문에는 "거대 언어 모델을 운용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 뿐 아니라 많은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자 한다"며 "콘텐츠를 창작하는 단계에는 '뮤즈'가, 보다 실용적인 분야에서 활용하는 방안은 '센티스'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유니티는 자체 연례 컨퍼런스 '유나이트 2023'을 열고 '유니티 뮤즈' 등 AI 툴들을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형태로 공개했다. 송 대표는 "유나이트에서 공개한 얼리 액세스 툴에 대한 참여율 면에서 한국 개발자들이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을 정도"라며 "한국 시장의 비중은 유니티 코리아 창립 초기에 비해 훨씬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니티로 개발된 국산 게임인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왼쪽)'와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유니티로 개발된 국산 게임인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왼쪽)'와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사진=각 사

유니티는 지난해 9월, 기존의 연 매출 기준 요금제에 게임 다운로드 횟수에 따른 추가 요금을 매기는 이른바 '런타임 요금제' 도입을 시도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유니티는 공식 사과문을 내놓은 후 존 리치티엘로 전임 대표가 임기 마감 전 사임하는 한편, 새로이 매튜 브롬버그 대표가 취임하기 전에 전사적으로 25%의 임직원을 감원조치하는 등 적지 않은 내홍을 겪었다.

송 대표는 "전사적으로 조직을 효율화하는 작업을 취한 만큼 한국 지사 역시 본사의 스탠다드에 맞춰 보다 밀접하게 연관되는 형태로 변화가 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과거에 연연하기 보단 그로부터 배울 점을 배우고, 앞으로 '유니티는 개발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 점을 개발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평했다.

유니티는 게임 개발 분야에 있어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택하는 등 보편적 게임 엔진이나 AAA급 게임 등 고품질 게임을 개발함에 있어서는 언리얼 엔진이나 대형 게임사들의 자체 엔진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송 대표는 이러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 "유니티 엔진에 한계가 있다거나 모바일 분야에만 특화된 기능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가진 강점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한 측면은 있을 수 있지만 다양한 플랫폼에 어울리는 게임 개발 엔진이라는 정체성이 유니티의 코어라는 점만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티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대작 게임으로는 호요버스가 개발한 '원신', '붕괴: 스타레일'이 손꼽힌다. 송민석 대표는 "한국에서도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거나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와 같은 히트작들이 점점 나오는 추세"라며 "유니티로 개발된 게임들 중에도 '대형 IP'들이 충분히 더 많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유데이 서울에서 유니티의 파트너사로 '데이브 더 다이버'를 개발한 넥슨 산하 민트로켓의 변순항 엔지니어, 네오위즈가 서비스를 맡은 국산 게임 '산나비'의 개발사 원더포션의 유승현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섰다. 송 대표는 "유니티 개발자들을 위해 이와 같이 성공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보다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