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1일 출범 지주사 ‘동국홀딩스’ 사내이사 선임 예정
조선‧건설 진출 좌절 경험, 철강과 비철강 융합 분야서 기회
연구용역‧서비스업 등 신규 사업목적 추가, 외연 넓히기 역점
동생 장세욱 부회장과 형제경영 유지, 장남 장선익 전무 참여
조선‧건설 진출 좌절 경험, 철강과 비철강 융합 분야서 기회
연구용역‧서비스업 등 신규 사업목적 추가, 외연 넓히기 역점
동생 장세욱 부회장과 형제경영 유지, 장남 장선익 전무 참여

동국제강은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내년 5월 17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인적 분할과 함께 이사 선임 건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날 동국제강은 철강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존속법인 ‘동국홀딩스’(가칭)와 철강사업을 열연과 냉연으로 전문화한 신설법인 ‘동국제강’(가칭) 및 ‘동국씨엠’(가칭)으로 분리하고 6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사실상 동국제강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인데, 이는 그동안 진행해온 그룹 사업구조 개편의 최종판이 된다.
지주사인 동국홀딩스는 장세주 회장이 맡게 되며, 이를 위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부친이자 선대회장인 장상태 회장의 별세 후 2001년부터 동국제강그룹 회장을 맡은 그는 지난 2015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만기를 6개월여 앞둔 2018년 4월 30일 가석방됐다. 가석방 당시 5년간 취업제한 규제를 받았던 그는 지난 8월 12일 8·15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이 또한 풀렸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도 형제 경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주 회장이 지주사를 맡아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장세욱 부회장은 열연과 냉연 사업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가 핵심 요직인 구매실장으로 임명되어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들어가면서 후계 구도를 구축했다.
사내이사 선임으로 책임경영을 본격화하는 장세주 회장의 과제는 철강 전문 기업인 동국제강의 외연을 어떻게 넓히느냐이다. 브라질 CSP 지분을 매각하며 상‧하 공정을 망라한 일관제철사업의 꿈을 접은 동국제강에 있어 철강은 과거와 현재를 있게 해준 주력 사업이지만, 미래를 펼쳐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에 장세주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신사업 진출을 추진해 왔지만,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2000년대 중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좌절됐고, 쌍용건설은 우선협상 대상자까지 선정되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중도 포기해 손실만 입었다.
이후 동국제강은 이렇다 할 신사업 추진 대신 철강에 집중하면서 사업구조 개편에 전념했다. 그리고 올해 신년 계획에서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대대적인 투자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내부적으로는 준비가 진척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국홀딩스는 정관상 사업목적을 기존 동국제강으로부터 그대로 물려받는데, 조선업과 건설업은 여전히 명기된다. 여기에 지주 사업과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라이선스업, 창업지원 및 신기술 투자 사업, 시장조사 등 컨설팅업, 기술 연구 용역 수탁업 등이 추가된다.
이를 놓고 보면, 장세주 회장은 기존 기업을 사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커 보이는 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기회를 물색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B2B(기업간 거래)에 집중되었던 철강사업의 영역을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로 확장하기 위한 관련 서비스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장세주 회장은 장세욱 부회장과 함께 철강 사업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해 비철강 분야에 접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다”면서 “새로 출범하는 지주사를 통해 그동안 검토해왔던 신사업 진출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