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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장선익 지배력 강화…동국제강 인적분할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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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장선익 지배력 강화…동국제강 인적분할 속내는?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후 주가 내리막길 이어져
오너일가에게만 좋은 인적분할이란 비판까지
장세욱 부회장 냉연으로 독립시 회사 축소 우려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 사진=동국제강이미지 확대보기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 사진=동국제강
주주 가치를 높이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목적으로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로의 지배구조 변화를 선언한 동국제강이 정작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인적 분할이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아들 장선익 전무의 경영권 이양을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의심을 좀처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故) 장상태 선대회장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장세주 회장의 동생인 동생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의 독립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동국제강 주가는 전날보다 3.3% 하락한 1만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적 분할을 발표한 지난 9일 1만3450원이었던 동국제강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무려 13.0%나 떨어졌다.

동국제강은 내년 6월 1일 출범을 목표로 인적 분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국제강은 총 3개 기업으로 나뉜다. 기존 동국제강은 존속법인으로 지주사 역할을 맡으며, 사명은 ‘동국홀딩스’로 바뀐다. 신설 법인은 열연 부문의 ‘동국제강’, 냉연 부문의 ‘동국씨엠’으로 분할된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다.

장선익 전무 지분율 끌어올리려다 개인주주 피해 우려


동국제강 측의 설명과 달리 재계와 시장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결국 오너 일가의 경영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동국홀딩스 회장에 취임할 장세주 회장은 1953년생으로 내년이면 칠순을 맞는다. 서서히 경영권 승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장남 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형제들은 계열사를 물려받아 독립한다.

따라서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가 가장 유력한 승계자다. 그는 상무로 인천공장 업무를 마치고 전무로 승진해 본사 구매실장에 임명됐다. 향후 3년 내에 최고경영진으로 올라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장선익 전무의 승계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회사 지분 확보다. 현재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이 13.94%, 작은 아버지 장세욱 부회장이 9.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선익 전무는 0.84%에 불과하다. 향후 장세주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을 순 있겠지만 이럴 경우 거액의 상속세가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동국제강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결기준 2021년 매출액 7조원대인 동국제강이 3개 회사로 나뉘면서 동국홀딩스의 몸집은 매우 작아졌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향후 동국홀딩스가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동국제강의 자사주 비율은 상반기 기준 4.12%에 불과하므로, 분할이 되면 동국홀딩스가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 4.12%씩 보유하게 돼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서 동국홀딩스는 최소 두 회사 지분 25.88%씩을 취득해야 한다.

이에 동국제강은 동국홀딩스가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와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주주들이 동국제강, 동국씨엠의 주식을 동국홀딩스에 넘기면 동국홀딩스는 신주를 발행해 주식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시점은 회사 분할이 완료된 이후다.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 장선익 전무 등 오너 일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주식을 동국홀딩스 신주와 맞바꿀 가능성이 높다. 동국홀딩스 지분을 많이 확보하면 자회사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동국제강이 밝힌 대로 지분 확보전이 이어질 경우 오너 일가의 동국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동국제강의 그것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개인주주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물출자 방식으로 유상증자로 신주를 발행하면 주식 수가 늘어나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동국제강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사실상 장세주 회장 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일차 목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우려를 해소하는 노력에 소극적인 동국제강의 태도도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열연‧냉연 분리는 장세욱 부회장의 독립?


이번 인적 분할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냉연과 열연 사업 부문의 사업 분할이다. 동국제강은 이번 인적 분할을 포스코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포스코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설립했지만 포스코의 기존 사업 부문은 건드리지 않았다.

동국제강그룹은 과거 냉연과 열연 사업을 분리해 진행했다. 전자는 동국제강, 후자는 연합철강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유니온스틸이었다. 2015년 1월 1일 양사가 합병해 통합 동국제강이 출범했다. 당시 동국제강그룹은 채권단과 재무구조 약정을 체결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었는데,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양사의 합병을 주문해 이뤄진 것이었다. 현대제철이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해 포스코에 이어 고로‧전기로 상공정과 열연‧냉연 등 하공정을 망라하는 종합제철기업으로 덩치를 키운 것도 영향을 줬다. 채권단도 국내 3대 철강사인 동국제강이 마침 브라질에서 진행한 고로(용광로) 제철소의 가동을 눈앞에 두어 일관제철사업을 본격화하는 만큼 회사의 외형을 키우고 생산‧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합병을 요구한 것이다.

철강 사업은 고로와 전기로에서 만든 쇳물을 식혀 슬라브 등 반제품을 만든 뒤 이를 가공해 열연강판을 만들고, 열연강판을 다시 녹여 첨가물 등을 넣어 고품질의 냉연강판을 만든다. 생산‧사업구조는 비슷하지만, 정작 통합 동국제강은 이도 저도 안 되는 구조가 되었다. 예를 들면, 반제품과 열연강판이 공급 과잉인 시장에서 외부에서 구매하는 열연강판 가격이 동국제강이 자체 생산한 것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냉연사업부는 어쩔 수 없이 자사 열연강판을 써야 한다. 주력 제품인 칼라강판도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생산원가 상승은 동국제강에 부담이 된다. 회사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냉연 부문의 수익성이 열연에 비해 월등히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할 작업을 마치면 동국홀딩스 대표는 장세주 회장이,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장세욱 부회장이 어느 한 회사를 맡거나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동국씨엠은 장세욱 부회장이 가져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니온스틸 대표이사를 오랜 기간 맡으면서 그들의 이질적인 기업문화를 동국제강화하는 데 기여했고, 럭스틸 등 신제품과 브랜드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등 경영능력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장선익 전무가 올라오면서 장세욱 부회장도 결국 독립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형제들이 계열사를 갖고 독립하는 것처럼 장세욱 부회장도 그리할 것으로 보이며 동국씨엠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다만, 수익 기여도가 높은 냉연 사업 부문의 위상을 감안할 때 동국씨엠이 떨어져 나간 동국제강의 경쟁력 하락 우려가 커진다.

무엇보다 철강 전문기업이라고 불리는 동국제강은 그로 인해 비철강 부문의 미래 사업 기반도 아직 없다. 오히려 인적 분할과 향후 있을 오너 일가의 독립 등으로 동국제강 자체의 외형만 축소시키는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철강업계의 시각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