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올해 수익 지속 창출할 것"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78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4분기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의 경우 적자 폭이 커졌지만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해 전망을 밝게 했다. 올해는 석유·화학 사업 회복이 전망되고 배터리 사업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4조원의 수혜가 예상됨에 따라 더 큰 성장이 예고된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올해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 아래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을 지속 창출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앤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전기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청정에너지 생산과 순환경제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 및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 78조569억원, 영업이익 3조9989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66.6%, 영업이익은 129.6% 늘었다. 순이익은 1조9901억원으로 307.4% 늘었다

석유사업에서는 매출액 52조5817억원, 영업이익 3조3911억원을, 화학사업에서는 매출액 11조269억원, 영업이익 1271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에서는 매출액 4조9815억원, 영업이익 1조712억원, 석유개발사업에서는 매출액 1조5264억원, 영업이익 6415억원, 배터리사업에서는 매출액 7조6177억원, 영업손실 9912억원, 소재사업에서는 매출액 2351억원, 영업손실 4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22년 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반영 및 정제마진 축소로 인한 영업적자에도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과 석유제품 수요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특히 석유제품 수출물량의 대폭 증가로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석유제품은 국가 주요 수출품목에서 전년보다 3단계 뛴 2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1억4000만배럴로 전년 대비 37.7% 증가했다.

분기 실적에서는 반대되는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액 19조1367억원, 영업손실 6833억원, 순손실 3867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조6167억원 줄어들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대부분 사업 부문에서도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 부문은 분기 최대 매출액인 2조8756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4분기 매출액은 비우호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신규공장 가동에 따라 판매 물량이 지속 성장하며 분기 최대 수준 달성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실적은 기존 정유·화학 사업과 미래 사업인 배터리가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정유·화학 시황은 코로나19 진정 및 중국 내수 수요의 실질적 회복으로 인한 수요증가와 더불어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제품 제재 시행 등 공급 제한으로 인해 견조한 정제마진 예상된다.

화학 사업은 중국 봉쇄 정책 완화에 따른 수요 개선으로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윤활유사업은 러시아 제재 영향으로 타이트한 기유 수급이 지속되면서 스프레드가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해외 신규공장의 생산량 증대를 바탕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세가 전망된다. 특히 미국 IRA와 관련해 세부 시행규칙이 발표되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최대 약 4조원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IRA 수혜 규모는 최대 4조원"이라며 "미국 공장 현재 있는 예상 판매량에 셀에 35달러, 모듈에 10달러 더해서 45달러를 간단히 곱해서 나온 숫자"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약 10조원에 달하는 투자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집중하는 것은 배터리 사업으로 10조원 중 7조원이 투입된다. 김양섭 재무부문장은 이날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본격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총 1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부적으로 배터리 신규 캐파 투자를 위해 7조원의 투자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배터리 사업 경상투자와 전략 투자 등을 합쳐 총 3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중기배당정책을 준수하는 배당 성향 30% 수준의 2022년 기말배당 시행을 결정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환경과 2023년 대규모 투자 지출 등을 고려해 자기주식을 활용한 현물배당을 진행할 계획이며, 배당에 대한 최종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