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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판매량이 글로벌 석유 수요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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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판매량이 글로벌 석유 수요에 미칠 영향은?

판매량 늘수록 일반적 수요 줄겠지만 예상보다 크지않을듯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석유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석유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기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석유 소비에 영향을 준다. 석유 소비의 대략 60%가 운송 부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자동차의 전환은 석유 소비의 감소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글로벌 주요 예측기관들은 이에 향후 석유 수요의 감소를 주목하고 있다. 지금 시장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OPEC+의 일일 공급량 축소로 유가가 다시 올라 인플레이션 압박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석유 소비에 대한 예측에 다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 산유국의 석유 감산을 통한 유가 조작은 어쩌면 앞으로 있을 석유 위력 감퇴를 두려워한 나머지 발생하는 에너지 위협일 수 있다.

자원을 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러시아의 행태를 사우디와 산유국들이 동조하는 것은 세계질서의 안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이들 국가에 손해를 끼치는 오판일 수 있다.

◇전기 자동차 판매의 증가


지난해 전기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2022년에 전 세계에서 약 8000만 대 이상의 신차가 판매되었는데 차량 10대 중 1대가 처음으로 전기 자동차라는 세계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전기 자동차는 2021년 9%에서 2022년에는 전 세계 승용차 판매의 14%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판매량뿐 아니라 미국과 EU27에서도 늘어난 때문이다. 테슬라 등 전기 자동차의 강자뿐만 아니라 포드, 벤츠, BMW 같은 내연차 기업들도 빠르게 전기 자동차 생산 체제를 가동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 자동차 수요는 크게 늘 전망이다. 2018년 보고서에서는 1870만 대에서 2030년에 26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예상치인 2640만 대의 전기 자동차는 2030년에 미국 도로에 있을 2억5900만 대의 자동차와 경트럭 중 거의 10%를 차지한다. 이 수치는 실제 탈탄소 움직임으로 인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전통 자동차 기업들도 신속하게 전기 자동차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GM은 특히 전기 자동차 부문에서 가장 큰 투자를 한 내연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다. 2022년 GM은 미국에서 3만9096대의 전기 자동차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7% 증가한 수치였다. 이 수치는 GM 총 판매량의 1.7%에 불과하고 테슬라의 130만 대의 전기 자동차 판매에 비하면 극히 저조하지만 GM의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몇 년 후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을 뒤집을 수도 있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2022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약 40만 대의 전기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5년에는 북미에서 연간 100만 대 이상의 전기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GM은 불과 2~3년 안에 테슬라를 추월할 수 있다.

2022년 ‘자동차 전쟁(Car Wars)’ 보고서에 따르면 GM과 포드는 각각 2025년에 전기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약 15%인데 반해 테슬라는 70%에서 11%로 급락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포드의 F-150 라이트닝과 GM의 실버라도 EV 전기 픽업과 같은 신제품으로 견고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두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가 훨씬 빠른 속도로 포트폴리오와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어 향후 지배적인 전기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잃을 수도 있다.

◇석유 수요에 미친 영향


언론인 악샤트 라티는 “2030년까지 전기차 F-150 라이트닝이 50배럴 이상의 석유 수요를 영원히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리적 근거는 전 세계 석유 수요의 거의 60%를 승용차와 트럭이 차지하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전기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운송 부분의 석유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전기 자동차의 확산이 꼭 전 세계 석유 수요를 줄이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분석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전기 자동차는 현재 하루 150만 배럴의 석유 수요를 대체한다. 이는 전체 도로 연료 수요의 3%에 해당한다.

결과론적으로 전기 자동차가 늘어날수록 실제 운송 부문에서 석유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다른 분야에서 석유 소비가 늘지 않으면 석유 수요는 하락하는 것이 합리적 예측이다.

하지만 세상사는 알 수 없다. 운송 부문 석유의 수요 하락으로 유가가 다소 하락할 경우 다른 에너지 가격에 연동해 유가가 저렴하면 석유 수요는 늘 수 있다. 손익분기점을 넘는 유가가 형성되면 석유 소비는 늘 수 있다.

늘어선 석유채굴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늘어선 석유채굴기. 사진=로이터

한편, 전기 자동차 성장 궤적에 대한 예측이 다양해 미래 석유 수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는 실제 어렵다.

외신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승용차의 절반 이상이 전기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전기 자동차 보급이 2030년까지 총 승용차의 판매에서 최저 11%에서 최고 63%이며 2050년 예상 범위는 31%에서 거의 100%이다.

이러한 예측의 하단은 석유 수요의 최소 또는 점진적 축소를 시사하지만, 상단은 상당히 심각한 석유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 만약 100% 전기 자동차 시대가 도래한다면 석유 수요의 운송 부문의 60% 가까이가 석유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유가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일부 예측에서 승용차 석유 수요는 현재 하루 약 2500만 배럴에서 2050년까지 하루 300~600만 배럴로 감소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다른 예측에서는 2050년까지 하루 1000만 배럴에서 2000만 배럴로 예상된다.

◇석유 수요를 견인하는 석유화학


에너지 전문가인 에너지 인텔리전스 그룹(Energy Intelligence Group)은 2023년에도 석유 수요는 증가하며 2030년까지 계속 증가를 예측했다.

글로벌 석유 수요는 현재 일일 1억120만 배럴이다. OPEC는 현재 2030년 석유 수요가 1억83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작년 2030년 예상치보다 증가한 수치다. 더 장기적 관점에서, OPEC은 2045년 세계 석유 수요가 2022년 10월에 예상했던 1억820만 배럴보다 증가한 1억98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측 규모를 떠나 이제 석유 수요는 전기 자동차 시대의 확대로 운송 연료보다는 석유화학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에너지 인텔리전스 그룹은 석유 소비의 하락이 아니라 안정세라고 밝혔다.

OPEC, 엑손모빌, 에너지정보관리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을 포함해 10개 이상의 조직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세계 석유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실제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최근 1.5℃ 또는 심지어 2℃ 온난화 한계를 유지하려면 현재 탈탄소 정책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전기 자동차 확대 보급 및 내연 차량의 상대적 감소 추세로 운송 부문에서 수요는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화학 부문에서 얼마나 감소할지 알 수 없다. 전반적인 글로벌 인구와 소비의 증가로 늘어날 수도 있어 석유 수요는 예상보다 크게 줄지 않을 수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