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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베트남 북부 정전사태에서 전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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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베트남 북부 정전사태에서 전력 확보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은 베트남 국영 전력회사로부터 전력을 우선 공급받기로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은 베트남 국영 전력회사로부터 전력을 우선 공급받기로 했다. 사진=로이터
삼성전자가 최근 베트남 북부 지역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정전 사태로 인해 전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 국영 전력회사로부터 전력을 우선 공급받게 되었다. 이는 베트남이 많은 근로자들이 일하는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 시설이 중단되지 않도록 배려한 데 따른 결과이다.

베트남은 전력난이 심각한 상태다. 제조업 기반이 확산되는 데 비해 전력은 이를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이미 2021년부터 전력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예상되고, 2030년까지 에너지 부문에 15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라오스와 전기 수입 계약을 체결하고, 재생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석탄 발전에 의존하고 있어 환경과 경제에 모두 악영향을 감내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북부에서는 무더운 날씨로 선풍기와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난 데다 산단의 전력 수요가 많아 전력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이에 산단에서 정전이 잦아져 제조업체들의 생산성과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은 다행스럽게 우선 전력 공급을 받고 있지만, 이는 지역 경제와 사회에 불만을 야기할 수도 있다.

◇베트남의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베트남 북부는 중국과 가까워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 제조업체들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의 11개 지방에 28개의 전자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은 베트남 북부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갤럭시S 등 고급 제품군의 경우, 구미 사업장에서 생산된 부품을 베트남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정전으로 공급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애플 납품 업체인 폭스콘도 베트남 북부의 박장성 꽝쩌우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으며, 애플 에어팟과 아이패드를 생산하고 있다. 캐논은 박닌성 타이후옌 산업단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정전으로 삼성전자와 폭스콘, 캐논 등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부분 가동되고 있다. 유럽 기업들을 대표하는 EU 상공회의소는 이미 베트남 산업통상부에 긴급사태를 신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정전 피해 금액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생산 물량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달엔 베트남 타인 호아(Thanh Hoa) 북부 지방에서 44도 이상의 최고 더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5월 고온 기록이 기후변화로 인해 곧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전력의 소비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베트남의 전력 부족 현상


베트남은 2023년 6월 2일부터 전국적으로 폭염이 발생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했다. 베트남전력공사에 따르면, 하노이의 하루 평균 전력소비량이 180억 kWh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8% 증가했으며, 피크 전력 수요량은 4만4600MW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가뭄과 저수위로 인해 수력 발전 댐의 발전량은 급감했으며, 석탄 공급 부족으로 화력발전소 가동 역시 부진한 상태다.

이에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 전기를 수입하고 있으나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베트남 정부는 관공서에 전력 사용을 10% 이상 줄이라는 지침을 내렸으며, 하노이시는 가로등과 공원 조명을 축소했다.

민간의 생산 시설에도 탄력적 공장 운영을 주문했으며, 베트남전력공사는 1만1000개 기업에 피크시간에는 가동을 줄이는 전력수요관리 프로그램을 실행하기로 했다.

생활용 가정 전기의 소비를 줄이라는 지침은 벌써 시행 중이다.

◇베트남의 전력 부족 문제 해결 노력


베트남 정부와 국영 전력회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하고 있으나 당장에 수습은 늦어지고 있다.

베트남은 전력 발전 용량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재생 에너지 발전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려 전 세계 제조업체들이 저배출 전력원에 대한 수요 증가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전력 절약을 강제하는 등의 제도적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베트남은 재생 에너지 발전도 확대하고 있다. 수력 발전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깨끗한 전기원으로, 태양이 비치지 않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발전 가능한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력 발전은 22% 증가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베트남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40GW, 풍력 발전 용량을 30GW로 늘릴 예정이다. 또한, 파리 기후 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 감소할 방침이다.

◇북부 베트남에 많은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


북부 베트남 지역은 인구가 많고 성장하고 있어 근로자들 확보에 용이하다. 또한, 베트남 정부도 이 지역 제조업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역동적인 외국 직접 투자를 유치하고 있어 규모가 커지고 있다.

북부 경제 중심지는 하노이, 하이퐁, 꽝닌, 빈푸크, 박닌, 하이듀옹 및 흥옌등 7개 도시와 지방으로 구성된다. 북부의 외국 직접 투자 기업들은 지역 총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제조업을 설립하기 위해 매력적인 위치가 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