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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퍼스트' 르노, "독점하지 않은 안전"…사람 먼저 생각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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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퍼스트' 르노, "독점하지 않은 안전"…사람 먼저 생각한 기술

휴먼 퍼스트 프로그램 일환으로 전기차 화재 대응 혁신 기술 공개한 르노
유엔과 함께 유니버셜 페이턴트 캠페인 통해 전기차 안전성 높이는 기술 추가 공개 예정
'사람 중심 설계'로 2024년 자동차안전도평가에서 SUV 부문 최고 점수 기록한 그랑 콜레오스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2024 KNCAP’에서 SUV 중 최고 점수로 1등급을 획득했다. 사진=KNCAP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2024 KNCAP’에서 SUV 중 최고 점수로 1등급을 획득했다. 사진=KNCAP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휴먼 퍼스트(Human First)'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르노가 안전에 대한 독자적인 자부심을 공개했다. 자동차 산업에서 '안전'은 오랫동안 수치와 등급으로 정의돼 왔지만, 기술이 고도화되고 위기 상황이 다양해지면서 안전의 개념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는 '휴먼 퍼스트(Human First)' 철학을 바탕으로 안전을 '기술 경쟁'이 아닌 '사회적 협력'의 가치로 재정의하고, 나아가 그 철학은 단순한 슬로건을 넘어 산업의 룰 자체를 바꾸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기차 화재 대응 기술 '파이어맨 액세스'의 특허 공개다. 이 기술은 차량 배터리 케이스에 별도의 통로를 만들고, 이를 접착 디스크로 봉합하는 간단한 방식이다. 평상시에는 단단히 밀폐되어 있지만, 화재 발생 시 소방 호스의 강한 물줄기가 접착 디스크를 밀어내고 통로를 통해 배터리 셀 안으로 직접 분사해 배터리 과열을 빠르게 막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화재 진압 시간을 평균 4시간에서 10분 내외로 단축하며, 진압에 필요한 물의 양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르노는 이 혁신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모든 제조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전면 공개했다.

르노는 기술 공개를 일회성 이벤트로 활용하지 않았다. 지난 2023년 '휴먼 퍼스트'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안전 관련 혁신 기술을 모두에게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에도 유엔(UN)과 함께 '유니버셜 페이턴트(Universal Patent)' 캠페인을 통해 전기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르노의 휴먼 퍼스트 철학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됐다.

르노 파이어맨 액세스(Fireman Access) 기술 개념도. 사진=르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파이어맨 액세스(Fireman Access) 기술 개념도. 사진=르노코리아


이 모델은 2024년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SUV 부문 최고 점수로 1등급을 획득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해당 평가는 충돌 안전성, 보행자 보호, 사고 예방 등 총 21개 항목에 걸쳐 정밀하게 진행된다.

그랑 콜레오스는 정면, 측면, 기둥 충돌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국내 완성차 안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그 핵심에는 '구조 설계의 정밀도'가 있다. 측면 충돌 이후 동승자의 상해 정도가 '0'으로 평가된 원측면 충돌 시험 결과는 '사람 중심 설계'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더불어, 포스코와 협업한 기가 스틸, 초고장력강판, 핫프레스 포밍 부품 등을 차량 곳곳에 적용해 충돌 강도와 경량화를 동시에 구현했다.

기술은 누구나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을 나누고,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태도는 기업의 철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르노는 안전을 수치로 증명하는 데 멈추지 않고, 철학을 실천하는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