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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빅뱅] 장병탁 투모로로보틱스 대표 “피지컬 AI 핵심은 현장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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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빅뱅] 장병탁 투모로로보틱스 대표 “피지컬 AI 핵심은 현장 데이터”

“피지컬 AI, 범용 기술보다 실제 운용 데이터 축적이 관건”
제조·물류 기반 갖춘 한국, 현장 실증으로 산업화 속도 높여야
장병탁 투모로로보틱스 대표 겸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사진=이지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장병탁 투모로로보틱스 대표 겸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사진=이지현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투모로로보틱스 연구실. 로봇 한 대가 컨베이어 벨트 위 물건을 집어 옮기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사람 손 모양을 본뜬 그리퍼가 놓여 있었다. 형태와 무게가 다른 물체를 안정되게 잡아내기 위한 실험이 이어지는 공간이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투모로로보틱스 연구실에서 로봇이 컨베이어 벨트 위 물체를 집어 옮기는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남구 역삼동 투모로로보틱스 연구실에서 로봇이 컨베이어 벨트 위 물체를 집어 옮기는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

이곳에서 만난 장병탁 투모로로보틱스 대표(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관건으로 실제 작업 경험 축적을 꼽았다. 로봇이 사람처럼 움직이는 기술을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에서 어떤 일을 맡을 수 있는지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휴머노이드가 산업 현장에 투입되려면 결국 실증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제조와 물류 현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 실증(PoC)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PoC를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실제 투입을 전제로 한 작업 적합성 검증 과정으로 봤다. 장 대표는 “처음부터 모든 일을 맡기기보다 현장에 맞는 작업을 잘 선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먼저 활용될 분야로는 제조·물류 현장을 꼽았다. 반복되거나 힘든 업무가 많고 작업 환경이 비교적 구조화돼 있어 로봇 도입 효과를 확인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장 대표는 “제조·물류는 수요가 많고 사람이 반복되거나 힘든 일을 하는 영역”이라면서 “로봇이 맡을 수 있는 구체적인 작업을 현장에서 좁혀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술적 병목으로는 지능과 데이터 부족을 짚었다. 장 대표는 “언어 인공지능(AI)은 인터넷에 30~40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했지만 피지컬 AI는 아직 그런 데이터가 없다”면서 “로봇이 실제 작업을 하려면 공간과 물체를 인식하고 어디를 잡아야 할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지컬 AI 개발이 범용 기술 연구에만 머무를 경우 산업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봤다. 특정 공정에서 로봇을 실제로 운용하며 데이터를 쌓고 이를 다시 범용 기술로 확장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경쟁력도 제조·물류 현장에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처럼 대규모 자본과 물량으로 속도를 내기는 어렵지만 국내에는 로봇을 적용해볼 산업 기반과 IT 역량이 함께 있다는 점에서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는 제조·물류 산업을 가지고 있고 IT 역량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면서 “이를 연결해 실증하면서 개발하면 바로 산업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지원도 연구개발 중심에서 현장 실증 중심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개발비만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수요 기업과 협력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데이터 팩토리 같은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휴머노이드 확산에 따른 일자리 대체 염려에 대해서는 새로운 직무가 생길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표는휴머노이드 로봇을 가르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잘하는 영역이라면서데이터를 수집·관리하고 로봇을 운영·유지·보수하는 새로운 일이 생길 있다 말했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