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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남 신공장 건설안…성사 가능성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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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남 신공장 건설안…성사 가능성 따져보니

이달말 이 대통령 주재 주요그룹 총수 간담회서 구체적인 투자 여부 등 공개될 가능성
소부장을 비롯해 인프라 부재…앰코 공장으로 인프라 조성된 패키징 시설 유력
가동에 최소 5년이상 필요…당장 케파확대 필요한 기업입장에서 효용성 의문
삼성전자 직원들이 평택 캠퍼스를 걷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직원들이 평택 캠퍼스를 걷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에 반도체 생산 시설 건설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 모두 이를 부인했지만, 정치권과 비수도권 투자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의 기조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건설과 가동까지 최소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정치권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광주광역시에, SK하이닉스는 전라남도 지역에 패키징(후공정) 시설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말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투자 여부와 상세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제로 호남 지역에 생산 시설을 건설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양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호남 지역의 인프라와 입지 조건이 반도체 공장 건설에 적합한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상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면 부지·전력·용수뿐만 아니라 숙련된 인력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용인으로 결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력과 용수는 타 지역에서 끌어올 수 있지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문제와 전문 인력 확보는 인구가 밀집된 기존 공장 인근이 아니면 쉽게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와 취업 시장에서는 이른바 ‘남방한계선’이라는 용어가 공공연히 거론된다. 군사 분야의 ‘북방한계선(NLL)’을 빗댄 이 말은, 반도체 전문 인력이나 구직자들이 수도권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남쪽 지역에서 근무하기를 꺼리는 현상을 뜻한다. 현재 업계가 받아들이는 심리적 남방한계선은 삼성전자 팹(Fab)이 있는 평택이나 SK하이닉스 팹이 위치한 청주 정도다. 만약 호남 지역에 최첨단 시설을 짓더라도 현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공장 가동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소부장 관련 인프라가 전무하다는 점도 호남 지역의 불리한 입지 조건 중 하나다. 반도체의 핵심인 웨이퍼 가공(전공정)은 수백 단계의 복잡한 공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협력업체들과의 실시간 소통과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주요 팹 인근에 소부장 기업들이 위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팹 건설만으로는 반도체 제품 생산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고려하면 호남 지역에 유치가 가능한 공정은 후공정인 '패키징' 정도로 압축된다. 이미 글로벌 후공정 전문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이하 앰코)가 광주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앰코 공장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을 묶어 '첨단 패키징 종합 거점'으로 지정한 만큼 이와 연계한 투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시설 건설이 확정되더라도 실제 가동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당장 생산능력(케파) 확장이 시급한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전망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계획 수립 후 첫 삽을 뜨기까지 약 7년이 걸렸다”며 “호남 지역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부지를 확정하는 데만 5년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반도체의 강점은 대규모 투자를 신속하게 결정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용인 클러스터를 조속히 완공하는 데 집중한 뒤, 타 지역으로의 추가 건설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라고 덧붙였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