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스페이스X 상장에 美경제 낙관론 재점화
고용·물가 강세에 연준 금리인하 기대도 후퇴
고용·물가 강세에 연준 금리인하 기대도 후퇴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붐과 미국 경제의 상대적 강세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 강세 베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가 올해 주요국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달러 매수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 거래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선물시장에서 달러 강세에 베팅한 포지션은 201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규모도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믿음을 다시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는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2% 넘게 올랐다. 투자자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유럽과 아시아보다 미국 경제에 상대적으로 덜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봤다. 이후 전쟁 종식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가 일부 약해졌지만 시장의 관심은 지정학적 위험보다 미국 경제 자체의 탄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스티븐 잉글랜더 스탠다드차타드 G10 외환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이란 전쟁 너머에도 긍정적인 달러 이야기가 있다”며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다고 설명했다.
◇ AI 열풍과 증시 강세가 달러 수요 자극
달러 강세론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은 미국 주식시장의 강세다. 스페이스X의 대형 기업공개(IPO)와 AI 열풍이 미국 증시를 밀어 올리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도 다시 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규칙한 통상정책이 지난해 달러 신뢰를 흔들었던 흐름과 대조적이다. 당시에는 관세와 무역 갈등이 미국 자산 선호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잉글랜더 책임자는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정책이나 행정부에 불만이 있더라도 위험 조정 수익률을 얼마나 포기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자산의 수익성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예상했던 경기 약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17만2000개 늘어 월가 예상치의 두 배를 넘었다. 물가도 다시 높아졌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은 4월 2.8%에서 5월 2.9%로 올랐다.
◇ 연준 인하 기대 후퇴…내년 3월 인상 가능성도 반영
고용과 물가가 모두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시장은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일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서명했음에도 에너지 가격 하락만으로 연준이 완화 기조로 돌아서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현재 시장은 내년 3월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연준은 18일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의 첫 기준금리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존의 ‘완화’ 편향을 지우고 보다 중립적이거나 긴축적인 신호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유로존과 영국 등에서는 금리 인상 기대가 더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호르무즈 충격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권이 더 큰 부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칼 샤모타 코페이 통화리서치 수석 시장전략가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은행(BOE)이 경기 둔화 속에서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계속해서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이면 연준도 금리를 쉽게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금리 차별화 전망은 달러 강세의 핵심 근거다. 미국 경제가 다른 선진국보다 견조하고 연준이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한다면 글로벌 자금은 다시 달러 자산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달러 강세가 무조건적인 흐름으로 굳어진 것은 아니다. 이란 전쟁 종료에 따른 유가 안정,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불확실성은 달러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는 변수다. 그럼에도 현재 외환시장의 중심축은 지정학적 피난처 수요에서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와 금리 경로로 이동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