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타고 반도체 수출 견인
철강·석화·정유는 공급과잉 부담 지속
철강·석화·정유는 공급과잉 부담 지속
이미지 확대보기6월 초순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한국 수출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제조업 현장의 체감경기는 업종별로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품목은 글로벌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는 반면 철강과 석유화학, 정유 등 전통 제조업은 공급과잉과 수요 둔화에 눌려 회복세가 제한적인 모습이다.
15일 관세청의 6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은 통관 기준 286억3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9% 증가했다. 1~10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수입은 233억5200만달러로 35.6% 늘었고 무역수지는 52억82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만 놓고 보면 한국 제조업 전반의 회복 기대가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수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반도체다. 6월 1~10일 반도체 수출은 110억6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5.8%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38.7%까지 높아졌다. 전년 동기보다 15.1%포인트 확대된 수준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면서 반도체가 다시 수출의 핵심 버팀목으로 올라섰다.
컴퓨터 주변기기 등 AI 인프라와 맞닿은 품목도 수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서버, 저장장치, 전력 공급 장비 등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구조다. 반도체 호황이 단일 품목에 그치지 않고 전후방 산업 일부로 번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수출 총액 개선이 제조업 전반의 회복을 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주력산업 전망에서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바이오헬스 등은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지만 자동차와 섬유는 정체, 철강과 석유화학, 정유는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제조업 안에서도 AI 수요와 맞닿은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의 온도차가 커지는 셈이다.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통상 장벽 확대가 부담이다. 저가 제품 유입과 보호무역 기조가 맞물리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 압박을 받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도 중국 증설 여파로 범용 제품 수익성 회복이 더디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성이 커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앞세워 수출 단가를 방어하고 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와 관세 부담이 변수로 남아 있다. 수출 물량보다 차종 구성과 수익성이 중요해지면서 시장별 판매 전략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수출 호조는 경기 회복의 신호이면서 동시에 산업별 체력 차이를 드러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반도체와 AI 관련 업종에 증가세가 집중될수록 특정 산업 의존도는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하반기 제조업 경기는 수출 총액보다 업종별 수익성 격차와 투자 여력 차이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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