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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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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생활경제부 부장
생활경제부 부장


매년 쓰는 말이지만 2019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한·일간의 오랜 역사적 진실에 대해 일본 아베 정권은 수출 규제라는 몰상식으로 대처했고 이에 분노한 우리 국민은 민간차원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자제 등의 형태로 응사하고 있다.

세계 경제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도 일어났다. 그 불똥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무려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경제성장률 2%대 하락과 역대 최저 기준금리라는 결과로 연결됐다.

작년 1월 0.8%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이후 11개월 동안 0%를 유지하면서 ‘디플레이션’ 공포마저 찾아왔다. 9월에는 소비자물가가 0.4% 하락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오랜 난제인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효과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북한에 응답 없는 러브콜 공세를 펼친 문재인 대통령의 가신으로 정권 시작부터 민정수석을 지냈던 조국 씨는 가족들의 도덕성 논란으로 법무부 장관 임명 67일 만에 국민을 분열시키고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잇따른 연예인들의 성범죄와 골 깊은 관과의 유착관계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반면 우리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고, 축구선수 손흥민 유럽 무대에서 한국인 최다인 126골을 획득했으며 야구선수 류현진이 930억 원에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계약을 체결한 것 등은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팀 감독은 현지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고 방탄소년단은 K-팝의 역사를 계속 새로 써가면서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국내 경제 사정은 어떤가. “콜라와 햄버거 가격은 물론 각종 공과금과 세금 등은 오르는데 월급만 제자리”라는 말은 일상어가 된 지 오래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 기업들은 아우성친다. 어느 기업도 바닥이 보이지 않았던 2019년보다 2020년의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하지 못한다. 결국 국민들은 지갑을 닫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새해 경자년(庚子年)은 12간지 가운데 첫 번째인 쥐의 해다. 그것도 길하다는 흰쥐의 해다. 다산(多産)을 상징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먹을 것을 찾기 때문에 쥐띠 해에 태어나면 부자가 된다고 전해진다.

지금 딱 생각나는 쥐와 관련된 속담은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다.

이 속담은 항상 어둡기만 한 쥐구멍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힘들고 어려울 때를 비유적으로 나타내고 볕은 행복하고 좋은 때를 뜻한다.

2019년 우리의 삶을 쥐구멍이었다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힘들게 견디고 버텨낸 만큼 새해는 국민과 기업, 정부도 함박웃음을 짓기를 기대해 본다.


정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jddu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