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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북한군 120만 vs 한국군 55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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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북한군 120만 vs 한국군 55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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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정부가 ‘2020 국방백서’에서 남북한의 군사력을 비교했다.

상비 병력은 120만 명 vs 55만5000명으로 북한이 월등했다. 전차는 4300대 vs 2130대로 북한이 한참 많았다. 야포도 8800문 vs 6000문으로 북한이 우위였다. 다연장로켓·방사포는 5500문 vs 270문으로 북한이 압도적이었다. 전투임무기는 810대 vs 410대로 배 가까웠다. 공중기동기는 350대 vs 50대로 북한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그래도 질적으로는 우리 군이 앞선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쨌거나, 양적으로는 북한이 위협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따져볼 게 있다. 경제력이다.

작년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20 북한의 통계지표’에 따르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1.8% 수준에 불과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한국의 27분의 1이었다. 북한의 대외무역은 한국의 0.3%밖에 되지 않았다. 인구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었다.

또, 북한은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코로나 사태도 경제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상태라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며칠 전 내놓은 ‘북한경제리뷰’다.

그렇다면, 북한은 우리보다 ‘한참’ 뒤지는 경제력으로 ‘양적으로는’ 앞서는 군사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무기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도 물론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무기를 생산하는 돈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돈이다. 부가가치를 아예 창출하지 못하거나 거의 창출하지 못하는 돈이다.
일반 제조업의 경우 부가가치 1단위를 생산하는 데 3단위의 자본이 필요하지만, 무기는 100단위의 자본이 필요하다고 한다. 일반 제조업에 비해 33배나 비효율적인 산업이 무기산업인 것이다.

옛 소련의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과거 미국은 옛 소련과 ‘무기경쟁’을 벌이면서 매년 GDP의 6% 정도를 군비로 지출했다. 반면 소련의 군비 지출은 GDP의 15%에 달했다.

이 ‘비효율 경쟁’은 양쪽 모두에게 타격이었다. 미국은 휘청거렸고 소련은 결국 무너졌다.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그 사이에 GDP의 1% 미만인 군비만 지출하면서 경제를 키울 수 있었다. 그 바람에 미국은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북한이라고 다를 수는 없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경제의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다”고 밝히고 있었다.

북한은 그 실패한 경제 때문에 ‘인민’이 굶주리고 있다. 북한의 공장은 ‘공장답게’ 무기가 아닌 트랙터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인민’도 덜 배고프게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남조선’이 ‘원전’을 지어준다고 해도 어쩌면 말들이 덜 나올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