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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중징계, 삼성금융계열사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에 악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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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중징계, 삼성금융계열사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에 악재되나

금융증권부 이종은 기자
금융증권부 이종은 기자

삼성생명 중징계 탓에 나머지 삼성금융계열사들의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8일 고객들에게 암 입원 보험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삼성생명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와 ‘임직원 제재’, ‘과징금 1억5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던 결정’을 최종 확정했다. 삼성생명이 마침내 기관경고 조치를 받음에 따라 향후 1년간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막힌 것이다.

특히, 금융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보험업계 맏형인 삼성생명이 사실상 제동 걸렸다는 점에서 여타 금융사들도 불똥이 튈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생명은 물론 삼성카드, 삼성증권까지 삼성금융 계열사들까지도 미칠 파장에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카드가 직면한 고민이 자못 크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 등에 분산된 고객들의 개인신용정보를 한데 모아 하나의 앱으로 금융자산을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삼성카드의 기대가 그만큼 컸던 탓이다.

삼성카드는 그동안 핀테크 업체 진출로 치열해진 시장 경쟁 속에서 돌파구 모색이 고민거리였던 까닭에 마이데이터를 통해 종합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난관 극복 및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었다.

그동안 국내 8개 카드사 중 KB국민, 신한, 하나, BC, 현대, 우리, 롯데 등 7개 카드사의 경우 이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런 가운데 후발주자로 참여하는 삼성카드의 빈자리는 마땅치 않다. 그만큼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생명보험 업계 1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교보생명에 마이데이터 사업 최초라는 타이틀을 이미 헌납한 만큼 이를 만회해야 한다는 고민이 깊다. 교보생명은 이미 ‘피치’를 업계 최초로 출시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는 단계다.

이런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한데 힘을 합쳐 다음 달에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모’를 선보인다. 이번 통합 앱이 핀테크업계와 마이데이터 시장까지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모니모’가 가진 장점은 삼성생명(820만명), 삼성화재(1000만명), 삼성카드(1000만명), 삼성증권(400만명)등 가입자 수만으로 약 3200만명에 이르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복 가입자 수를 감안 해도 약 2000만명 이상의 데이터 분량을 갖게 된다.

금융권에서도 삼성금융그룹의 통합 앱이 지난달 시작한 마이데이터 전체 금융권 가입자 수인 1000만명을 훌쩍 넘는 수치를 확보해 훨씬 다양하고 확실한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선 주요 핀테크 기업과 견주어도 이용자 1470만명의 카카오뱅크나 1600만명의 네이버페이를 넘어 가장 높은 이용자를 가진 2044만명의 카카오페이와도 어깨를 견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번 제재가 이같은 기대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게 됐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신사업에 대한 제한으로 타 금융사 정보 없이 오롯이 삼성 금융계열사에 대한 정보만으로 활용하게 된다는 한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엄청나게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모니모’의 반쪽 활용에 머문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삼성 금융계열사가 1년간 신사업 진출에 힘썼지만 금감원 제재로 발이 묶이게 돼 결국 마이데이터사업이 초장부터 ‘삐긋’ 하고 말 것이란 불길한 전망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