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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합병 앞둔 대한항공, 고객 우선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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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합병 앞둔 대한항공, 고객 우선 생각해야

김정희 산업부 기자
김정희 산업부 기자
대한항공이 연일 뜨겁다. 주가가 올라서가 아니다. 현재 대한항공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잇따라 터져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좋은 소식은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매출액은 14조966억원, 영업이익은 2조83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56.3%, 영업이익은 99.6% 늘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합병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18일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럽연합(EU)이 두 기업의 합병을 위한 최종 심사에 들어갔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나쁜 소식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3년 전에 추진하려고 했던 마일리지(보너스 항공권) 제도 개편이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게 목적이지만 정부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정부는 "빛 좋은 개살구",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은 "뒤통수 치네", "개악" 등 불만을 털어놓으며 대한항공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국민의 이 같은 분노는 반세기 넘는 대한항공 역사상 손에 꼽힌다. 지난 2014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의 갑질이 대표적이다. 많은 국민은 이를 '땅콩 회항'으로 기억한다. 어찌 보면 이번 마일리지 개편안은 땅콩 갑질 이후 가장 큰 논란거리로 볼 수 있다. 앞서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지만 정부와 소비자들이 나서서 비판하고 불만을 표출한 적이 없었다.

대한항공은 20일 "마일리지 개편안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마일리지 개편안이 새롭게 나온다고 해도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국민 모두 대한항공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기간 정부와 국민의 지지를 기억해야 한다. 신중함과 고객을 생각하는 태도가 대한항공에 절실한 이유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