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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집단지성 활용한 조직문화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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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집단지성 활용한 조직문화 구축

박민희 '리더는 결정으로 말한다' 저자이미지 확대보기
박민희 '리더는 결정으로 말한다' 저자
최근 연이어 발생한 알제리의 지진과 리비아의 홍수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우리나라도 비 피해를 속수무책으로 겪고 있다. 토목 전문가에 따르면 댐이나 둑은 100~200년 주기로 설계되는데, 과연 한반도 상공에서 내리는 비의 양을 현재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한 불평등 또한 심각하다.

세계은행은 미국·캐나다·호주 국민들의 1인당 평균 탄소배출량이 서아프리카의 말라위 1인당 탄소배출량의 150배 이상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기후변화는 바로 물 부족으로 이어진다. 최근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상류층은 케이프타운 전체 인구의 1.4~12.3%를 차지하지만 도시 물의 절반 이상(51%)을 쓴다. 반면 도시 인구의 61.5%를 차지하는 저소득 가구는 도시 물의 27.3%만 사용한다.
매슈 사이드는 그의 책 '다이버시티 파워'에서 지금은 "혼자 살기에 너무나 버거운 시대"라고 했다. 인류는 지구 위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며 전 지역을 지배해왔다.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인류는 집단 지성을 사용해 생존했다.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개별 두뇌에만 머물렀지만 현생 인류는 집단 두뇌로 발달한다. 이것으로 겪어보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해 왔을 것이다.

바야흐로 한 조직에 천재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은 네트워크의 시대다. 다양성은 한 개인의 능력을 뛰어넘는다.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산, 우연한 발견에서 나아가 이것들의 재결합이 연결된 다양성 위에 구축된 세계에 살고 있는 셈이다. 불평등은 반드시 기후변화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 기존 사회의 다양한 차별적 규범 가운데는 권위주의, 남성우월주의, 연령차별주의, 학벌주의 등의 순으로 기존의 지배문화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공정함은 MZ세대에게 중요한 가치다. 이러한 가치들은 그들의 성장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저성장기, 적은 자원을 놓고 치열한 경쟁 속에 자라온 세대'가 갖는 사고방식이다. MZ세대의 인식을 반영, 공정한 기업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들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수평한 문화를 조직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2018년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신입사원의 급여를 1로 봤을 때, 30년 이상 근속자의 급여는 약 3.11배다. 만약 30년차가 1년차 신입사원보다 3배의 성과를 내고 있지 않다면, MZ세대의 관점에서 볼 때 공정하지 않은 것이다. 최근 기업계에서는 연차보다 실제 성과 창출 정도를 기준으로 급여를 인상하거나 성과에 따른 보상 비중을 키워가는 식으로 제도를 바꿔가는 방식을 채택하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한 사례로 LG전자가 만든 수평조직문화를 위한 가이드에는 '생각 위에 직급을 올려놓지 말자'라는 내용이 있다. 나이나 연차보다 실력으로 공정하게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콩트가 창안하고 미국의 존 벅이 실용화한 소시오크라시적 회의 체계, 의사결정, 평가와 피드백 방식은 새로운 불평등의 시대에 기업 내에서 공정함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으로 추천할 만하다. 수평한 조직문화의 구축, 한 사람의 탁월함보다 집단 지성을 활용하기 위한 조직 내 실천을 위해 회의 체계, 의사결정 그리고 직책자의 보임 과정에 구성원의 참여, 열린 소통과 피드백 프로세스를 담고 있다. 집단 지성을 통한 혁신은 기업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는 데 가장 좋은 레버리지가 될 것으로 믿는다.


박민희 '리더는 결정으로 말한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