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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만 보조금 ‘無’…“반도체 지원책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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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만 보조금 ‘無’…“반도체 지원책 개선해야”

산업부 장용석 기자
산업부 장용석 기자
정부는 최근 경기도 남부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서 대대적인 지원을 할 것처럼 발표했다.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들을 살펴보면 △세액공제 △관련 분야 예산 확대 △전력 등 관련 인프라 조성 등이다.

기업들의 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핵심 사항인 보조금 등의 직접적인 혜택은 빠져 있다. 사실상 알맹이가 빠진 지원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클러스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 이렇다 할 외국 기업의 투자 소식이 없다는 점만 봐도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에는 미약한 지원책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국내 반도체 지원책은 경쟁국들과 비교하면 민망할 정도다. 경쟁국들은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 대대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칩4 동맹국들만 살펴봐도 그렇다.

미국은 390억 달러의 보조금과 반도체 과학법을 지정해 삼성과 인텔·마이크론 등의 투자를 이끌어 내면서 클러스터를 미국 현지에 건설 중이다. 일본은 대만 TSMC에 무려 12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대만도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전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에 120억원의 보조금 지급을 승인한 데 이어 새롭게 들어설 정권이 반도체 산업을 대대적으로 독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굵직한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빈약한 지원책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최근 인텔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지난해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사실은 치열한 반도체 업계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는 향후 계획에도 보조금 지급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이제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 양상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책 부재가 아쉬운 대목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