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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 반도체 회복 이제 시작인데 부담되는 노조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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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 반도체 회복 이제 시작인데 부담되는 노조리스크

산업부 장용석 기자
산업부 장용석 기자
지난 2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는 검은색 티셔츠로 의상을 맞춘 수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삼성전자의 노동자들이 모여 만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개최한 2차 대규모 집회 현장이었다. 이 자리에 모인 노조원들은 사측에 △임금 협상 △성과급 지급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행사를 진행했다.

집회 현장은 마치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유명 가수들을 불러 노래를 부르고 행사를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등 일반적인 노조 집회와는 다른 형식을 표방했다. 사측과의 절대적인 대결 구도나 강성 노조의 행태를 보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노조 집회가 달가울 리 없다.
사측과 노조 측은 현재 삼성전자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부터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사측은 삼성전자가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며 강도 높은 혁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S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을 새롭게 임명한 데 이어 삼성전자 전체 임원의 주6일 근무체제도 확대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반면 노조 측은 “DS부문에서만 올해 11조원이 넘는 이익이 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0%인 성과급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과 노조 측 어느 쪽이 옳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외형적으로 봤을 때 지속적인 노조 집회는 삼성전자로서는 상당한 리스크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TSMC를 비롯해 국내의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현재 노조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은 없다.
집안 문제인 노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에 고객사들이 주문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이제 막 회복세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매출 확대를 위해 고객사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노조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사측과 노조 측이 임금 교섭을 재개했다는 점이다. 사측과 노조 간 적절한 타협점이 마련돼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국내 반도체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