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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KOSA 회장 선거, 골목상권의 생존을 가를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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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KOSA 회장 선거, 골목상권의 생존을 가를 선택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KOSA)는 전국 47개 지역조합과 수천 명의 조합원이 함께하는 중소 유통 대표 조직이다. 공동구매와 물류 통합으로 골목상권을 지탱하며 지역경제 완충 역할을 해 왔지만, 소비 구조 변화와 유통 산업 재편이 빨라지면서 현재 존립의 기로에 서 있다.

현장의 경영 여건은 매우 어렵다. 매출은 줄어든 반면 인건비와 임대료, 금융비용 등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폐업이 이어지고 있으며, 변화가 없다면 더 많은 점포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 압박에 가깝다.

대형마트와 식자재 센터, 온라인 중심 소비와 초단기 배송 경쟁은 동네 상권의 강점을 약화시키고 있다. 근접성과 단골 신뢰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가격과 편의성에서 밀리면 소비자는 빠르게 이동한다. 데이터 기반 운영과 통합 물류를 갖춘 유통사와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의 규제 논의에 기대는 전략은 한계가 뚜렷하다. 제도적 보호는 일시적 방패일 뿐, 소비 습관과 시장 구조를 바꾸지는 못한다. 내부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면 보호 장치가 사라질 때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KOSA가 가진 자산은 분명하다. 주류 공동구매를 통한 매출 기반과 전국 물류센터 네트워크는 개별 점포가 독자적으로 갖기 어려운 구조적 강점이다. 이를 재편해 효율을 높이면 가격 경쟁력과 협상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관건은 실행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다.

도매물류센터의 노후 설비 개선과 자동화 도입, 디지털 발주 시스템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단순한 집하 기능을 넘어 지역 통합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공동구매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저온체계 정비와 재고 관리 고도화까지 병행해야 물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정책자금 조건 개선도 시급하다. 고금리 상황에서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은 경영 지속성을 위협하고 있다. 장기 저리 전환과 상환 유예, 운영자금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조합원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다. 재무 안정이 확보되어야 혁신 투자 역시 현실적인 과제로 추진될 수 있다.

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연금형 슈퍼 모델 도입 역시 중요 대안이다. 일정 수준의 최저 수익을 공동으로 보장하는 구조를 마련하면 은퇴 예정 자영업자에게 안정적 전환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조합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 시도라 할 수 있다.

지역조합의 고정 운영비와 물류센터 유지·보수비 지원 체계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현장의 부담이 누적되면 조직 결속력은 약화되고 중기중앙회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수 있다. 공동 기금 조성과 투명한 예산 운용을 통해 최소한의 운영 기반을 보전해야 장기적인 혁신도 가능하다.
대정부 협상은 지금보다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중소 유통의 생존권을 제도적으로 보완하지 못하면 구조적 열세는 고착될 수 있다. 따라서 조합원의 요구를 정책 과제로 정리하고 협상 성과로 실질적 결과를 도출해서 조직의 신뢰를 쌓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필자는 KOSA에서 세 차례 전무이사를 지내며 조직 성장과 위기를 지켜봤다.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말은 자존심은 감정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점이다. 동네 상권이 안정적 매출을 확보해야 지역경제도 지속된다. 공정 경쟁과 합리적 지원 속에 현실을 직시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KOSA 회장 선거는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니라 조직의 방향과 생존 전략을 결정하는 분수령이다. 구호만 앞세운 리더십으로는 위기를 넘기기 어렵다. 재정 안정과 조직 혁신, 대정부 협상 전략을 제시할 후보가 필요하다. 조합원들이 바라는 것은 실행력 있는 책임 리더십이다.

이번 선거는 남녀나 출신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회장은 개인적 명예가 아니라 공동체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동네 상권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희생을 감내할 지도자가 필요하다. 조합원들이 기대하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력과 책임 의식이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더 많은 동네 슈퍼가 문을 닫을 수 있다. 구조 혁신과 조합원 요구를 관철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선거 기간 중 특정 후보 특별감사를 추진했다가 반발로 취소되며 편파 논란과 소송을 낳은 점은 아쉽다. 결국 KOSA 미래는 조합원의 결단과 선택에 달려 있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