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금융투자시장은 코로나로 촉발된 유동성 파티의 후유증이 컸던 한해였다. 주식시장만 봐도 2021년 30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는 2230선까지 추락했다. 고객 예탁금이 연초 대비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 정도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보다는 안전자산을 선호했다. 한국증시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반도체와 바이오, 이차전지, 인터넷 등 기술주에 대한 비중이 높다보니 금리 상승기에 더욱 하락폭이 컸다. IPO시장도 일부 종목으로 자금 쏠림이 심화되면서 상장철회가 이어졌고, 쏠림현상에 따른 기업 자금 조달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인수합병(M&A) 시장은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의 온기가 이어지는 듯했지만 금리인상, 불황우려 등 악재가 쌓이며 갈수록 위축됐다. 그나마 펀드시장은 전년 말 대비 6% 가까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 해 연간성장률의 13.4%에 비해서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글로벌이코노믹은 2022년 금융투자시장, 즉 주식시장 뿐 아니라 IPO, M&A, 펀드, 파생상품, 벤처캐피탈, 가상자산 등 2022년 시장을 들여다보고 2023년을 전망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22년 펀드시장의 특징

다사다난했던 2022년 증시가 막을 내렸다. 29일 폐장일 조차도 주요지수들이 큰 폭 하락하면서 잔인한 한해를 보냈다.
2022년 국내 펀드시장 전체 설정액은 총 49조2957억원 증가해 837.7조원 대를 보이며 전년 말 대비 6.3% 성장했다. 하지만 이 성장률은 지난 해 연간성장률의 13.4%에 비해서 절반이 안되는 수준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통화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달러 초강세 ▲코로나로 인한 중국 본토 봉쇄 조치 속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영국의 금융불안 등으로 인해 주식 및 채권 시장 모두 조정을 보이자 투자심리의 전반적 위축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지난 해 큰 폭 증가했던 채권형과 채권혼합형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해 11.1% 증가세를 보였던 채권형의 경우 올해 들어 국내외 채권 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9.4%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 해 강세장의 영향으로 6.8조 이상 증가하며 5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던 채권혼합형도 올해 다시 감소세로 전환된 것도 전체 성장률 둔화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파생상품형, 부동산형, 특별자산형 등이 지난 해보다 더 증가하며전체 설정액 성장률 둔화를 일부 방어하는 데 기여했다.
올해 펀드시장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시장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형(ex-ETF) 펀드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이 되며 3년 만에 순유입 기록.
▲ 그간 더디게 진행되어온 온라인 펀드 판매가 점점 증가하며 펀드 가입도 온라인 시대.
▲ TDF, ESG(주식) 펀드, 연금 펀드 등은 높은 관심 속에 지속적으로 자금 유입.
▲ 지속적으로 성장세 보였던 MMF 설정액이 상품 매력도 저하와 크레디트 및 단기 자금 시장의 경색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
▲ 최근 몇 년간 높은 관심 속에 자금 유입이 되었던 공모주 펀드는 공모주 시장의 부진과 함께 대거 자금 유출.
국내 주식형 펀드별 설정액 증감 및 수익률 상위종목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ex-ETF)의 펀드별 자금흐름 증감을 살펴보면, NH-Amundi코리아2배 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대신인덱스밸류증권투자신탁[주식](운용),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운용) 등의 일부 레버리지 펀드와 인덱스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어 연초 이후 자금흐름 증감 상위를 기록했다.
또한 미래에셋코어테크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의 IT 섹터 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어 연초 이후 자금흐름 증감 상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베어링고배당플러스증권투자신탁(주식),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운용) 등의 배당주 또는 ESG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어 연초 이후 자금흐름 증감 상위를 기록했다.
반면 자금흐름이 감소한 펀드를 살펴보면, 한화Smart++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 미래에셋코스피2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등 의 일부 인덱스 펀드가 연초 이후 자금흐름 증감 하위를 기록했다. 또한 삼성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KB중소형주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 등의 일부 중소형주 펀드도 연초 이후 자금흐름 증감 하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 삼성코리아 대표증권자투자신탁1[주식],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 신한TopsValue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등의 성장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도 연초 이후 자금흐름 증감 하위를 기록했다.
펀드별로 연초 이후 성과를 살펴보면,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 증권자투자신탁1[주식],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1(주식) 등의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SDI를 비롯해 그룹내 종목이 선방한 영향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다.
또한 신영마라톤지주회사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 신영마라톤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 베어링고배당 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의 가치주, 배당주 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트러스톤ESG레벨업증권자투자신탁[주식], BNK지속가능ESG증권투자신탁 1(주식) 등의 ESG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파생형), NH-Amundi코스닥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삼성코스닥150 1.5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 삼성KOSPI200 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1[주식-파생재간접형],한국투자두배로증권투자신탁1(주식-재간접파생형) 등의 일부 KOSDAQ150및 KOSPI200 레버리지 펀드가 증시의 부진 영향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 하위에 올랐다.
해외 펀드 지역별 설정액 증감 및 수익률 상위종목
해외 펀드 연초 이후 설정액 증감을 지역별로 보면 북미 펀드가 S&P500지수, 나스닥 지수, 반도체 지수 등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일부 배당주 펀드, 성장주 펀드 등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어 3조7001억 증가했다. 2019년 11월 이래 3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며 해당 기간 동안 9조8506억 증가하여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펀드 설정액은 일부 글로벌 테크 펀드,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펀드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어 연초 이후 7493억 증가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8월 이후 매월 순유출을 보이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중국 펀드는 일부 항셍테크 펀드, 중국 4차산업 펀드, H레버리지 펀드 등으로 저가매수 자금이 유입되어 8,930억 증가하여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한 중화권 펀드는 일부 전기차 펀드와 2차 전지 관련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어 6883억 증가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선방한 일본 펀드로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어 연초 이후 1883억 증가했다.
해외 펀드 월간 수익률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먼저 글로벌 증시가 연준의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 지속 우려, 영국의 금융불안, 중국의 봉쇄 지속,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글로벌 펀드는 연초 이후 -20.35%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부 유형 중 브라질 펀드는 원자재 가격의 고공 행진과 새로운 룰라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강세를 기록했다. 이에 브라질 펀드와 중남미펀드는 각각 연초 이후 9.25%, 11.20% 상승하는 강세를 기록했다. 또한 인도 펀드는 코로나19 완화, 정부 개혁 정책, 신중한 금리 인상 정책 등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대외적으로는 중국 부진에 따른 상대적 매력 부상 등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으로 연초 이후 4.30% 상승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반면 러시아 펀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규제로 인해 급락하여 연초 이후 -55.94% 하락하는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베트남 펀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등으로 인해 조정이 지속된 영향으로 -29.98% 급락하며 연초 이후 수익률 하위에 올랐다.
2023년 펀드시장 전망은?
2023년 펀드시장은 자산시장의 흐름에 따라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반적으로 올해 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0년 이후 유입됐던 자금과 특히 올해 시장 급락시 유입된 저가매수 자금이 시장 상승에 따라 차익실현성 환매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2023년 하반기 이후 시장 우려가 점차 완화되며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 영역도 회복을 보이며 사모 펀드와 해외 펀드도 기존의 성장 궤도로 일부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글로벌 자산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인 ETF는 내년에도 다양한 투자 Theme ETF, 단일 종목 ETF, 채권형 ETF, ActiveETF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관심이 높았던 TDF, EMP 펀드를 비롯한 연금 관련 상품은 펀드시장의 핵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도입됐던 디폴트 옵션 등의 제도적 지원이 비로소 내년에 영향이 나타나며 본격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에는 자산 시장이 보다 안정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존의 자산간 상관관계가 다시 회복되면서 자산배분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상품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2023년에는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속도 조절에도 불구하고 실질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며 이로 인해 한계 기업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면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이는 경기민감주와 가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에 가치주 펀드 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이며 배당주는 배당제도 선진화 등을 볼 때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대결 구조 속 공급망 재구축 필요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2차 소부장 사이클이 올 수도 있다.
이 영향으로 소부장 펀드 또는 IT 및 테크 섹터 펀드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높아진 금리 수준을 배경으로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펀드도 다수 시장에 소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ESG 관련 중요한 국제 회의와 새로운 제도 시행 등으로 ESG가 재부각되며 ESG 펀드도 성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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