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호 후보, 신한銀 고객금리 학력차별 두둔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15일 예탁원 노조는 서울 여의도 예탁원 사옥 앞에서 이순호 연구위원 사장 선임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예탁원 노조는 이순호 연구위원이 은행법 연구전문가로 자본시장 전문가가 아니고 행정경험이 없어서 예탁원 사장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역대 예탁원 사장들은 사장직을 맡기 전에 금융부 고위직이었거나 국회의원급 정치인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이순호 연구위원은 격이 너무 낮다는 것이 노조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노조는 이순호 연구위원이 현재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사건과 관련해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원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 지분 중 56.82%를 농협금융지주가 갖고 있다.
이순호 연구위원 관련 논란이 커지자 그의 과거 발언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 19일 조세일보는 대표적 고학력 집단으로 분류되는 금융연구원이 신한은행의 고객금리 학력차별을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는 기사를 올렸다.
감사원이 2012년 7월 23일 내놓은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공개문을 보면 신한은행은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정할 때 학력을 직업이나 급여 외에 별도 평가 항목으로 넣었다. 이런 결정으로 2008년에서 2011년까지 1만4138명이 학력이 낮다는 이유 때문에 대출받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2012년 9월 19일에 열린 금융연구원 기자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았던 이순호 금융정책연구실 중소서민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최근 감사원의 지적으로 신한은행의 고객 학력차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사실 학력은 자체 변별력이 높은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때 ‘개인신용평가 및 학력 포함 특성변수의 분석’이란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학력이 높을수록 자본시장 참여도와 저축율이 높으며 파산 및 압류에 의존하는 경향이 낮아 신용평점이 높다는 것이다.
조세일보는 이순호 연구위원이 “국가인권위법에서 학력을 차별적 요소로 규정하고 있는데 금융에 있어 맞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금융의 기본은 차별이며 신용에 따라 다른 이자가 적용되지 않냐”고 반문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그가 “개인신용평가에 있어 합리적 차별은 필요하며, 그것이 얼마나 공정하고 변별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적었다.
현재 금융연구원 홈페이지에서 ‘개인신용평가 및 학력 포함 특성변수의 분석’이란 보고서는 찾지 못했다. 다만 ‘학력과 개인신용평가 간 상관관계(2012.10)’와 ‘개인신용등급 평가 제도 개선방안’(2012.10.27)에 학력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
이순호 연구위원의 ‘학력과 개인신용평가 간 상관관계’ 보고서에서 ‘시사점과 결론’을 보면 “개인 신용평가모형은 통계적 판단모형으로 개인의 식별정보, 금융회사 거래내용, 신용도, 신용거래능력 정보, 공공기관 보유정보 등 다양한 신용정보를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사용하며 통계적 유의성에 의해 변수를 선택한다”며 “이에 학력변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판단되어 사용하였지만 감사원의 지적 및 국가인권위법 등에서 차별로 규정하고 있는 등 사회적 논란이 제기되는 만큼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나와 있다.
다른 사장 후보인 박철영 예탁원 전무는 예탁원 내부 인사다. 2020년 5월 8일부터 임기가 시작됐고 올해 5월 7일 임기가 종료된다. 강원사대부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한국예탁결제원에 입사했고 법무팀장, 전자증권팀장, 리스크관리부장, 경영전략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및 예탁결제본부장 등을 거쳤다.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 사학연금 운용전략팀장·주식운용팀장 등을 맡았었다. 지난 2015년에는 흥국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 1월에는 흥국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예탁원 사장은 7명의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임추위원)들이 뽑게 된다. 예탁원 비상임이사 4명은 모두 임추위원이 된다. 나머지 3명은 예탁원 이사회가 위촉한 민간 인사들이 맡는다. 예탁원은 임추위에 들어가 있는 3명의 민간 인사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예탁원 임추위는 오는 22일 사장 후보 면접을 실시한다. 이달 28일 개최될 예탁원 임시 주주총회에 최종 후보 1명이 올라간다. 사장 임기는 3년이며 임추위의 추천을 받은 사장 후보가 임시 주총에서 승인을 받으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곽호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uckykh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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