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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원달러 환율 부담 여전...국내 수출 개선 확인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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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원달러 환율 부담 여전...국내 수출 개선 확인 돼야

글로벌 유동성 확대 여부 관건…투자확대 VS 주주환원도 고민
삼성전자 주가가 연초 이후 줄곧 하락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가 무색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글로벌 유동성에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이 확인돼야 한다. 또 원화 가치는 국내 수출입에 민감한 만큼 경제 전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이후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주가 추이는 국내 증시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국내 대표 기업이자 수출 동향에 민감하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원화 가치 상승)할 때, 삼성전자 주가도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삼성전자 주가와 원달러 환율 추이는 반비례 관계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해야 하지만 현재는 그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출처: 딥서치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주가와 원달러 환율 추이는 반비례 관계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해야 하지만 현재는 그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출처: 딥서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200원대로 진입했지만 올해 들어 재차 1300원대로 재진입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되돌림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미국 내 대표 유동성 지표인 광의통화(M2)는 지난 2022년 4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작년 10월까지 축소됐다. 이후 소폭 증가했지만 아직은 추세적 전환으로 보긴 어렵다.
달러 인덱스 역시 연초 이후 상승했다. 연준이 본격적으로 긴축정책(기준금리 인상)을 펼친 이후 원화 가치가 유독 빠르게 하락했던 상황과는 다르다. 당시는 국내 수출 부진 등으로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수출이 점차 회복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원화 가치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유동성과 삼성전자 주가는 상관관계가 높다. 단순히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가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설령 주가가 오른다고 해도 유동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국 주가는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글로벌 유동성은 작년 초부터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추세적으로 빠른 움직임은 아니다. 사진=하이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글로벌 유동성은 작년 초부터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추세적으로 빠른 움직임은 아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경제 전반 개선으로 이어지고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에 직면한 문제는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의 시소게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주주환원 재원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을 지목했다. FCF는 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적지출(CAPEX) 등을 차감한 것으로 투자 규모에 반비례한다. 삼성전자가 FCF를 주주환원으로 지목한 이유는 기업가치다. 실적 개선이 FCF 확대로 이어지고 주주들이 만족할 수 있는 현금흐름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FCF 주요 축인 시설투자와 주주환원 간 균형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그간 중장기 성장을 위해 시설투자에 집중한 만큼 소외됐던 주주환원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 부진이 뼈아픈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3개년 주주환원계획이 종료되고 새로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가운데 투자와 주주환원을 고려한 정책 수립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투자에 소홀하면 성장이 어렵고 그간 배당 등을 통해 확보한 투자자 환심도 소홀할 수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8만전자’, ‘10만전자’ 얘기들이 나오는데 대만 TSMC와 경쟁, 중국 경제 불안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며 “유동성이 확대돼야 수급도 개선이 되는데 아직 시그널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산업 발전→반도체 수요 증가’라는 공식만 갖고 삼성전자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는 것은 일종의 희망고문”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