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증감률도 테마별 극명한 차이…투자자 쏠림 현상 뚜렷
지난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중국 관련 테마와 국내 산업 테마 간 극명한 성과 차이를 보였다. 중국의 신산업 정책 수혜 기대감으로 관련 ETF들이 3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국내 방산·철강 등 전통 산업 ETF는 10% 이상 급락하며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
△ 중국 테마 ETF, 월간 30% 급등 행진
1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ETF 수익률 1위는 ACE 중국과창판STAR50 ETF(416090)로 30.7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인버스 제외)
특히 이들 ETF는 중국의 전략 신산업 분야인 과창판(科創板·중국판 나스닥), 반도체, 육성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들로, 중국 정부의 산업 정책 및 내수 부양 기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금 유입 측면에서도 중국 테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상위권 ETF 대부분이 30% 내외의 순자산 증가율을 보였으며,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 ETF는 수익률 24.66%에 순자산이 82.08%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 국내 산업 ETF는 '지지부진'
반면 수익률 하위권은 국내 산업 테마 ETF가 장악했다. KODEX 철강(117680)이 -12.53%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TIGER 200 철강소재(-12.20%), TIGER K방산&우주(-10.55%), KODEX K방산TOP10(-10.37%) 등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다.
국내 방산 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한때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8월 들어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감과 함께 관련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철강 업종 역시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ETF의 순자산총액도 함께 감소하며 '더블 펀치'를 당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단기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금을 이탈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하락장에서도 '묻지마 투자' 있었다. 일부 ETF는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순자산이 크게 증가하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PLUS 태양광&ESS ETF(457990)는 수익률 -7.75%를 기록했음에도 순자산총액이 162.14% 급증했다. 이는 하락장을 기회로 보고 친환경 에너지 테마에 장기 투자하는 자금이 유입됐음을 시사한다.
이런 현상은 ETF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마별 차별 투자' 전략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TF는 특정 테마의 변화를 즉각 반영하는 상품 특성상 산업 정책, 지정학적 이슈, 글로벌 수급 트렌드에 따라 급격한 변동이 불가피하다"며 "단기 수익률에 현혹되기보다는 중장기 성장 가능성과 정책 지속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9월 들어서도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발표 가능성과 국내 방산 업체들의 3분기 실적 발표 등이 관련 ETF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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