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4일 이사회를 통해 의결된 이번 결정은 표면적으로는 조직 비대화에 따른 '전문성 강화'와 '책임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NH농협금융지주의 인사권 관철 의지와 역대급 실적을 증명한 윤병운 대표의 경영권 방어 사이에서 도출된 '정치적 타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윤병운 대표의 강력한 연임 명분
윤병운 대표가 이끄는 NH투자증권은 2026년 1분기,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전 사업부의 고른 성장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가 전 분기 대비 57.4% 급증한 3495억 원을 기록했으며, 고액자산가 고객 수도 1억원 이상 35만8000명, 10억원 이상 2만4000명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15.2%, 13.6% 로 가파르게 증가하며 자산관리(WM) 부문에서도 견고한 기초 체력을 과시했다.
윤병운 대표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수익 다각화와 전사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주주와 고객에게 신뢰받는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1조클럽' 실적 성과는 지난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 대표의 연임에 가장 확실한 무기가 되었고 시장은 실적 중심의 '윤병운 단독 체제' 유지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 대주주 '인사권' vs 증권 '실적론'의 충돌...미봉책인가 신의 한 수인가?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조차 차기 수장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임원선임 절차를 중단하는 등 이례적인 '늑장 인선' 행보를 보였는데, 이는 그룹 측 인사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시간 벌기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번 '각자대표' 전환은 독보적인 IB 성과를 낸 윤병운 대표에게 실무 한 축을 맡겨 실리를 챙기는 동시에, 다른 한 축에 대주주의 전략적 인사를 배치해 명분을 세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와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를 '거버넌스의 후퇴'로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부문별 독립 경영을 외치고 있으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두 대표 간의 '불협화음'이나 '대주주의 입김'이 작용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와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증권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각자대표, '전문성'이 성패 가른다
NH투자증권의 이번 '각자대표' 체제의 선택은 대형 증권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지배구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국내 증권사들의 각자대표 체제 도입이 확산하고 있어 대형사뿐 아니라 중견사까지 확대되며 전문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지배구조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각자대표는 리테일, IB, S&T 등 사업 부문별로 대표가 독립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이다. 공동대표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2016년 합병 이후 각자대표 체제를 운영 중이며, 교보증권은 2020년, 메리츠증권은 2024년 이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다올투자증권,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 등 확대되는 사업 기회를 전문화된 책임 경영 구조로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실적 우수자를 단독 대표로 유지하지 못한 배경에 '회장님의 의중'이 투영되었다는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주가와 실적은 이 '각자대표' 체제가 진정한 사업적 전문성 강화였는지, 아니면 조직 내 갈등을 유발하는 자충수였는지를 증명하는 냉정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