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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0대 기업, 시가총액 절반 차지..."집중도 심화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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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0대 기업, 시가총액 절반 차지..."집중도 심화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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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거래소
코스피가 66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지수 상승의 과실이 소수 대형주에 극도로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코스피 내 비중은 올해 들어 48.33%에서 54.96%로 확대됐다. 지수가 사상 최고점을 새로 쓰는 동안 절반이 넘는 코스피 시가총액이 단 10개 종목에 집결된 셈이다. 이를 단순한 대형주 강세로 치부하기보다, 자본시장의 구조적 쏠림이 임계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 56.97% 오른 코스피, 그 이면의 격차


올해 1월 초부터 4월 27일까지 코스피는 4214에서 6615로 56.97% 급등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시장 전체의 온기를 반영하지 않는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같은 기간 60.96% 상승했지만, 중형주는 36.20%, 소형주는 19.76% 오르는 데 그쳤다. 대형주와 소형주의 격차가 세 배를 웃도는 셈이다.

코스닥 시장의 소외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코스닥 지수는 32.49% 상승에 머물렀고, 코스닥 대형주 조차 31.29%로 코스피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사상 최고치'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진 중소형주 투자자들의 체감 온도는 사뭇 다르다는 뜻이다.

■ 10대 기업이 증가분의 67% 독점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3478조 원에서 5422조 원으로 1944조 원 불어났다. 그런데 이 중 상위 10개 기업의 기여분은 1299조 원(1681조→2980조)으로, 전체 증가분의 66.8%를 차지했다. 열 개 기업이 시장 성장의 3분의 2를 가져간 것이다.

개별 종목을 보면 쏠림의 농도가 더욱 짙다. SK스퀘어는 114.40%로 10대 기업 중 상승률 선두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98.46%)와 삼성전자(87.24%)가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 한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분만 해도 약 603조 원에 달해, 코스피 전체 증가분의 31%를 단독으로 점유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10.97% 하락하며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의 상대적 소외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구조적 배경으로 패시브 자금의 폭발적 유입을 지목한다. 코스피200 추종 ETF와 국내외 인덱스 펀드는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자동으로 대형주를 매수한다. 대형주 상승 → 시가총액 비중 확대 → 패시브 자금 추가 유입 → 추가 상승이라는 자기강화적 메커니즘이 작동하면서 집중도가 가속화된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에서 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M7’이 S&P500 시가총액의 30%를 넘어섰을 때 촉발됐던 집중도 논쟁이 국내에서도 재현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과 방산 수출 확대라는 점이 반도체·방산 대형주에 글로벌 자금을 집중시킨 것도 구조적 쏠림을 심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54.52%), 두산에너빌리티(+71.18%), HD현대중공업(+32.22%) 등 방산·중공업 대형주가 동반 강세를 보인 이유다.

문제는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특정 대형주에 가해지는 충격이 시장 전체로 전이되는 경로가 굵어진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1312조 원, SK하이닉스가 921조 원으로 양사를 합산하면 코스피 전체의 약 41%에 이른다. 이 두 종목의 실적 쇼크나 지배구조 리스크, 혹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 같은 외생 변수가 현실화할 경우 코스피 전체가 동반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는 사실이 중소기업과 내수 경제의 활력을 담보하지 않는다"며 "지수 상승이 곧 투자자 전반의 부(富)로 이어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0대 기업 비중이 55%를 돌파한 지금이야말로, 구조적 집중도 리스크를 냉철하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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