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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늘자 증권사도 '빚낸다'…단기채 100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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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늘자 증권사도 '빚낸다'…단기채 100조 시대

신용융자 사상 최대…CP·전단채 발행 급증
반대매매 급증에 유동성 관리도 '빨간불'
사진= 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AI 생성 이미지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증시 활황이 개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로 이어지면서 신용거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CP·전단채 잔액은 이달 초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44조원) 대비 두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만기 상환으로 이달 23일 기준 94조3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조원에 육박하며 자금 조달 수요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조달의 배경에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8조531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융자 규모가 늘수록 증권사들의 외부 조달 수요도 커진다.

단기자금 조달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실제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CP 발행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54조809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전단채 발행 잔액도 25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신용융자 재원 확보뿐 아니라 내년부터 전 증권사로 확대되는 유동성 규제의 선제 대응 행보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빚투가 반대매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주요 10개 증권사의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373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일평균(100억2000만원)보다 3.7배 늘었다.

미수거래 반대매매도 하루 평균 297억6000만원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증권사들의 신용공여와 반대매매 운영 실태를 점검하며 투자자 보호 강화를 주문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신용융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증권사 자체 자금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장 전반의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들이 대규모로 CP를 발행하면서 MMF 등 기관자금이 증권사 채권으로 집중되고,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다른 발행기관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실제 크레딧 스프레드도 최근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조달 금리도 상승세다. CP 91일물 금리는 5월 중순 연 3.05%에서 이달 12일 3.12%로 올랐고, 일부 A1 등급 1일물 전단채는 연 4.10%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다만 단기자금시장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의 충격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들이 이미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자산총액은 1098조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자는 물론 IMA 사업을 준비하는 대형 증권사들의 운용자금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신용융자 증가세와 증시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경우 기존 차환 수요까지 겹치면서 단기채 발행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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