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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본제철, US스틸 전격 인수...글로벌 철강 3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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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본제철, US스틸 전격 인수...글로벌 철강 3위 도약

141억 달러 현금지불 인수…美·日 철강기업 초대형 빅딜

일본제철이 19일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제철이 19일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최대 철강업체이자 세계 4위의 철강사인 일본제철은 미국의 전통적인 철강사인 US스틸을 주당 55.00달러(약 7만1665원)에 전액 현금 거래로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현지시간) 오전 공동 컨퍼런스 콜에서 밝혔다.

이 인수는 약 141억 달러(약 18조3723억원)의 지분 가치와 부채 인수를 포함하여 총 기업 가치 149억 달러(약 19조4147억원)에 해당한다. 주당 55.00달러의 인수가격은 2023년 12월 15일 US스틸의 주식 종가에 40%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이 거래는 일본제철과 US스틸 양사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되었다.
1901년에 설립돼 한때 세계 철강시장을 주도하며 미국 산업화와 철강 산업의 상징으로 꼽혀온 US스틸이 일본 철강기업에 합병된 것은 철강 산업사의 빅뉴스이다. 일본제철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4437만t으로 세계 4위였으나 27위인 US스틸을 인수하면 3위로 부상한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철강기업들의 초대형 재편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로 글로벌 철강기업들의 순위도 변경됐다. 지난해 조강 생산능력 기준으로 1위 바오우철강집단 1억3184만t, 2위 아르셀로미탈 6889만t, 3위 안강집단 5565만t, 4위 일본제철 4437만t, 5위 사강그룹 4145만t, 6위 허베이강철그룹 4100만t, 7위 포스코 3864만t 순이었다. US스틸은 27위로 1449만t을 생산했다. 따라서 일본제철은 글로벌 순위가 3위로 올라서게 됐다.

그동안 US스틸은 지난 8월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가 클리블랜드클리프스 등 여러 기업으로부터 인수 관련 제안을 받고 검토해 왔다. 그 중에서 경쟁사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약 72억달러(약 9조3672억원)에 인수 제안을 했지만 US스틸이 거부했다.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를 통해 얻는 효과는 세계 최고의 철강제조와 기술 역량 강화을 통한 고객과 사회 전반의 이해관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리적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US스틸은 현재 8개의 고로공장과 3곳의 전기아크로 공장을 가동중에 있다.

일본제철은 이번 인수로 미국 내 생산기지를 대폭 확대하고 일본, 아세안, 인도 등 주요 지역에서 글로벌 입지를 더욱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로 연간 조강 생산 능력은 총 8600만t에 달한다.

일본제철은 올해 초 해외사업 확대를 중장기 경영계획의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을 1억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제철은 보란 듯이 인도, 태국 등의 철강사를 인수하는 등 사업 규모를 확대해 왔다.
또한 탈탄소를 위한 친환경 체제구축을 위해 전기자동차(EV)용 고기능 강재의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왔다. 한편 이번 인수는 미국과 일본 지역에서 경제안전보장 차원의 중요 물자를 공급 할 수 있는 체제를 확보했다는 별도의 의미도 갖는다.

양사의 합병은 앞으로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규제당국의 검토와 US스틸 주주의 승인, 미국 철강 노조와의 협상도 거쳐야 한다. 주주 미팅은 2024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일본제철의 하시모토 에이지 사장은 "이번 인수로 세계 최고의 기술과 제조 역량을 갖춘 두 회사가 만나 전 세계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일본제철의 사명과 철강의 탈탄소화를 통한 환경 친화적인 사회 구축노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에이지 사장은 “일본제철은 미국 철강의 첨단 기술, 유구한 역사, 유능한 인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이번 거래는 미국 내에서의 일본제철의 입지를 강화하고 US 스틸의 모든 기존 노조계약을 존중할 것을 약속한다”며 “일본제철이 US스틸 팀과 긴밀히 협력하여 양사의 장점을 모으고 '세계 최고의 역량을 갖춘 최고의 철강사'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리 타카히로 NSC 수석부사장은 "US 스틸 주주들에게 강력하고 즉각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일본제철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제철업의 발전을 통해 일본제철과 US스틸을 통합하여 고객, 직원, 공급업체, 지역사회,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모두를 위한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US스틸의 CEO인 데이비드 버릿은 "일본제철은 전 세계 제철소 시설의 인수, 운영, 투자에 있어 입증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US스틸의 전략과 마찬가지로 이번 합병이 진정으로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거래는 US스틸의 엄청난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이사회가 포괄적이고 철저한 전략적 대안 프로세스를 통해 도출한 결과”라고 말했다.

버릿은 “US스틸 직원들에게 이번 인수합병은 안전에 대한 확고한 초점, 공유된 목표, 가치, 풍부한 역사에 기반한 전략을 가진 철강 회사와의 결합”이라고 말하면서 “US스틸과 일본제철은 고객의 진화하는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과 혁신을 결합한 진정한 글로벌 철강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역량 갖춘 철강업체'로 함께 전진


이번 인수를 통해 일본제철과 US스틸은 첨단 기술을 결합하여 혁신을 추진하고 전 세계 고객에게 전기강판과 자동차용 강판 등 고급 철강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세계 최고의 기술과 제조 역량을 공유하면서 철강 제조분야의 혁신과 디지털 전환의 선두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US스틸은 에너지 효율성 분야에서 입증된 혁신 기업이다. 특히 빅 리버 스틸은 북미에서 가장 진보된 최첨단의 설비 능력을 갖춘 제철소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인수로 양사는 시너지 효를 얻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주로 비용 효율적인 운영, 에너지 절감, 재활용 등 US스틸과 일본제철의 첨단 생산기술과 노하우를 결합할 때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제철의 기술과 제품은 US스틸의 채굴, 용융 및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 포트폴리오에 의한 기술 역량을 더욱 발전시켜 미국 내 고객의 진화하는 수요를 적극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철강 수요 증가 미국 현지에서 대응


일본제철이 이번 인수로 노리는 또 한 가지는 미국 및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고급 철강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강화일 것이다. US스틸은 오랫동안 미국의 철강 산업을 선도해 왔으며, 일본제철은 수십 년 동안 미국 고객에게 철강 제품을 서비스해 왔다. 일본제철은 US스틸과 함께 고부가 철강, 자동차 및 전기 강재에 대한 수요 증가를 활용하고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일본제철은 미국 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든 애플리케이션의 요구를 충족하는 고성능 철강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US스틸과 같은 미국 현지의 전통적인 생산기지가 필요했다.

양사 협력하에 탈탄소화 대체기술 추진


양사는 글로벌 철강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2050년까지 탈탄소화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 양사는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철강업체의 존재와 성장의 기본 축이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거래 이후 양사가 협력해야 할 핵심 분야는 탈탄소화를 위한 대체 기술을 추진하는 것이다.

일본제철과 경쟁사인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로에 수소 주입 기술, 대형 전기로에서의 고급강 생산, 직접철 환원 공정에서의 수소 사용 등 세 가지의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US스틸도 마찬가지로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 사업장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가운데 전기 아크로 시스템을 사업장에 통합하고, 아칸소에 두 번째 최첨단 미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협력

일본제철은 작업장 내 안전과 노조와의 협력을 잘 유지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노조와 체결한 모든 단체교섭 계약을 포함하여 직원과의 모든 약속을 준수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직원, 고객, 공급업체 및 지역사회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통합된 인력은 미국과 전 세계 사업 운영에 매우 중요한 부문이다. 거래가 완료된 후에도 US스틸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그대로 두고 상징적인 이름과 브랜드역시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의 공급업체, 고객, 주변 지역 사회, US스틸의 운영을 지원하는 사람들과의 강력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전액 현금으로 제안된 이번 인수는 US스틸 주주들에게 강력한 가치 창출과 확실한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업계는 이번 거래를 US스틸과 이사회가 실시한 포괄적이고 강력한 전략적 검토의 성공적인 결과라는 평가이다.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