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닉 바잉 심화…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익 기대

청룡의 갑진년 새해를 시작하는 반도체 업계에 재도약의 희망 기운이 감돌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조업 중 하나인 반도체 분야 업황이 7개월 연속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특히 올해에는 AI 생태계의 확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증가로 시장성장이 기대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의 관통하는 화두는 AI(인공지능)이다. CES에 참가하는 국내외 기업들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AI 생태계가 서버중심에서 디바이스로 확장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업체들은 CES를 기점으로 다수의 온디바이스 AI 기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에 올해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7년까지 연평균 AI 스마트폰 출하 성장률은 83%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3.3%) 무려 25배에 달한다. 2027년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5억2000만대로 올해 4600만대 대비 11배 급증, 보급률은 4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시장의 성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과 직결된다. 본격적인 반도체 시간이 돌아온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PC, 스마트 폰 고객사로부터 D램, 낸드 주문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주문량이 기존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IT업계의 본격적인 '반도체 패닉 바잉(Panic Buying)'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패닉 바잉이란 가격 인상이나 공급 부족 불안감에 무리하거나 과도하게 물건을 구매하는 현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패닉 바잉이 발생한 주요 원인은 메모리 가격 하락에 있다. 최근 1년간 D램, 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의 평균판매단가(ASP)는 70% 하락했다. 반도체 업계에는 큰 타격이지만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가격에 재고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요 급증 현상은 AI생태계 구축이라는 과제와 함께 2025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의 자료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전년 대비 65%, 39%의 큰 폭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D램 시장은 2025년 AI수요 확대로 직전 최대치인 2021년 935억달러(약 122조원)을 상회한 1040억달러(약 136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문제는 수요에 따른 인력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반도체 인력 수요 규모는 2021년 기준 17만6000명에서 오는 2031년 30만4000명으로 연평균 5.6%씩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한 해 배출 인력이 약 600~700명에 그쳐 연간 부족인력은 약 16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차원의 인력 확보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원자가 부족해 쉽게 해결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